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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서...세상에 착한 독과점은 없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대해서...세상에 착한 독과점은 없다
  • 이정우 기자
  • 승인 2022.03.19 2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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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재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회 위원장 최승재 의원은 18일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허용에 대한 논평을 내고 세상에 착한 독과점은 없다고 밝혔다. 아래는 논평 전문이다.  

완성차를 만드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공식적으로 허용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7일 중고자동차 판매업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중고차 판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의결했다. 이로써 완성차 대기업은 자동차 생산과 판매, 부품, 중고차까지 자동차 산업 전 분야를 아우르는 독과점 체계를 완성했다.

완성차 대기업들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를 이미 마친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 7일 국내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기아는 전라북도 정읍시에 중고차 매매업을 신청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중고차 판매업은 양질의 다수 매물을 확보한 사업자가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신차 시장점유율을 80%를 넘게 차지할 정도로 신차 제조와 판매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졌다. 또 전국적 판매 유통망까지 직접 관리 및 통제하고 있어 이런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양질의 다수 매물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기존 업계의 상황은 열악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매매업체 수는 6,301곳, 종사자는 3만4,813명이다. 이들 매매업체 10곳 중 9곳이 종사자가 10명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대기업이 압도적인 신차 점유율을 앞세워 보상판매 등을 통해 중고차 물량을 흡수하면 중고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영세업체의 피해는 불가피하다.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도 현대자동차와 완성차 대기업이 중고자동차 시장에 진출했을 때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피해가 충분히 예상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심의위도 기존의 영세한 중고차 업계가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거란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한 심의위의 모순된 결정은 이해할 수 없다. 생계형 적합업종은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안전장치이다. 필자는 지난 2018년 소상공인엽합회 회장으로서 국회 앞에 천막을 치고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위해 49일간 농성에 나섰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들이 사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열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런 농성의 결과물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됐다. 중기부와 심의위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의 과정과 목적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 주권을 위해 대기업에 중고차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컸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세상에 착한 독과점은 없다. 완성차 대기업 진출로 당장은 소비자가 보호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존 중고차 유통 구조가 사라지고 제조사 중심으로 다시 판이 짜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완성차 대기업은 신차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중고차 가격을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 또 신차 판매 대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물량을 조절하거나 브랜드 가치 하락 방어를 위해 중고차 가격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게 책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로 인한 부담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2019년 2월 이후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중기부 장관들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동조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영세 소상공인을 보호해야 할 중기부가 대기업과 편짜고 중소기업 죽이기에 앞장서고 있다며 중기부가 아닌 재벌독과점·대기업지원부로 개명해야 한다는 비판까지 받아왔다. 중기부는 지난 3년 동안 영세 소상공인의 관점에서 논의를 이어왔는지 반성이 필요하다.

중고차 시장은 레몬마켓이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안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 해도 독과점의 폐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고차 시장의 개선은 법적 제도 개선을 통해 소비자의 피해가 감소하는 것이지 특정 대기업의 진출이 정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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