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 인수위원장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인수위원장실에서 이종찬 제 15대 전 인수위원장을 만나 인수위원회 운영에 대한 조언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18일 이종찬 제15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만나 차담회를 갖고 인수위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안 위원장은 시행착오를 줄이고 첫날부터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인수위 운영을 위하여 이같은 자리를 가졌으며 전날 김형오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을 만나 조언을 경청하는 자리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인수위원장실에서 열린 차담회에서 이종찬 전 인수위원장은 "안 위원장님께서 역사적인 결단을 내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게 돼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참으로 잘된 일"이라고 말하고 "대한민국 건설하는 데 크게 기여하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인수위원장은 이어서 "여러 가지 어려운 일이 많았을 텐데. 이제 앞으로 인수위원회가 제대로 가동이 돼서 새정부의 정책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인수위원장은 이어서 "사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이제 실수가 많았다. 최저임금이다, 탈원전이다, 비정규직 정규화다, 이런 것이 왜 시행 단계에서 그렇게 크게 부작용이 났느냐 하면 인수위원회가 없어서 그렇다. 공약 사항을 바로, 인수위라는 단계를 거쳐서 필터링을 하지 않고 바로 시행이 되니까 기존 질서와 굉장한 마찰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비현실적인 공약이 전부 국정과제가 돼 버렸다"고 화답했다.   
 
이 전 인수위원장 "그렇다.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한번 걸러서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듣고 우선순위를 결정해서 어떤 부작용이 날것인지를 사전에 예측을 하지 않고 바로 그냥 강행하니까....목표는 아무리 좋아도 그 결과는 굉장한 부작용을 낳아서 결국은 그 목표 자체가 날아가 버리는 그런 상황이 됐는데, 그래서 ‘아, 인수위원회에 담겨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구나’....저도 인수위원장을 했는데 그때는 이렇게 중요한 줄 미처 몰랐다. 그냥 거르고 넘어간다. 이렇게만 생각했지 걸러지지 않고 나오는 그 부작용을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 
 
안 인수위원장은 "굉장히 잘 운영하셨지 않았느냐. 인수위원회가 성공해야지 이 정부에 성공이 담보되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런 점에서 주의할 점이라든지 또 성공하신 그런 경험들, 말씀 듣고자 귀한 시간 내주시길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이 전 인수위원장은 "영광이다. 저는 뭐 20년 전 일이니까 현재 상황과 맞는지 모르겠는데, 그 프로세스는 비슷한데 더군다나 우리 안 위원장같이 이렇게 기업도 해보시고 경험도 많으시고 사회 여러 가지 분야에 이렇게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이게 이론적으로 얘기한 것이 얼마나 이것이 실천 단계에서 왜곡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찾아낼 수 있으니까 더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정치인들이 그냥 국회에서 하듯이 하면 현실을 모르는 수가 있는데, 그래서 아주 저는 적재적소의 위원장을 모시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인수위원장은 "감사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 전 인수위원장은 "면전이라 그냥 얘기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렇다. 왜냐하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서 공약을 내놔도 그게 생소할 수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인수위원장은 "그렇다. 실현 가능해야 되고, 지속 가능해야 되고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인수위원장은 "그렇다. 그리고 우선순위에 따라서 이게 지금 당장 해야 되는 거, 조금 미뤄서 차츰차츰 하는 거, 이런 자원의 배분이라든가 이런 것이 여기서 다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인수위원장은 "어떻게 보면 예전 정부들은 다 5년 단임이다 보니까 너무 단기간 성과에 급급했던 것 아닌가 싶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는 우리나라가 꼭 처리해야 될 장기적인 과제를 시작을 하지 않고 소홀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예를 들면 교육 개혁이라든지 연금 개혁이라든지 환경에 대한 탄소 중립 문제라든지 이런 것들도 이번 정부에서는 시작을 하면 그 과실은 그다음 정부가 가져가는 한이 있더라도 먼저 시작한 정부라는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전 인수위원장은 "맞다. 그래서 나는 특히 지금 당선자도, 위원장님도 그런 공약을 했지만 이제는 4차 산업시대로 넘어가야 하는데, 사실 말은 쉽지만 지금 끌고 가려는 것이 사실은 굉장히 어려웠다. 그러니까 거기에 해박한 지식이 있어서 하나하나 조율을 해서 나가야 되는데 한꺼번에 욕심을 내서 그냥 막 벌려놓으면 돈도 모자라고 사람도 모자라고 난리가 날 것 같다. 그래서 그런 4차 산업도, 이 과학기술 시대에도 적절한 분이 오셨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하죠. 인수위원회 단계는 우선순위 결정하는 일을 하는데 이거를 계속해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한번 참여를 해서 생각을 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안 인수위원장은 "날짜가 50일 정도밖에는 안 남았다.  지난번 여러 인수위원회 중에 실패했었던 문제들을 보면 다들 약간 과욕이라고 할까. 너무 많은 국정과제들을 담으려다 보니까 결국은 그렇게 좋은 평가를 얻지 못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몇 분 만나 뵀더니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그런 조언을 들었다"고 답했다. 
 
이종찬 전 인수위원장은 "선택과 집중도 필요하고, 또 필요한 것은 차분하게 해야 될 텐데 역시 이게 정치의 연속이 돼서 showoff 하는 수가 있다.  그거는 지금은 선거 단계가 아닌데 괜히 던졌다가 나중에 그걸 수습하지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 이명박 정부 때 그런 일이 많이 나왔다. 이렇게 안 위원장같이 차분하게 다져가면서 각 위원회에서 막 하는 것도 다 조율을 해서 결정해줘야지 그렇지않으면 중구난방이 돼버린다. 위원장 자신이 우선순위도 모르면 어떻게 조절할지 모르니까 생경스러운 것이 그대로 나가버린다. 말하자면 인수위원회가 필터링을 못했다는 얘기다"고 말했다. 
 
안 인수위원장은 "오늘 당선인 모시고 처음 전체 회의를 했다. 인수위원이 24명인데 당부했었던 것이 우선은 모든 소통 창구는 대변인과 저한테 맡기라고 했다.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직 설익은 생각들 논의 중인 게 나오면서 괜히 국민들이 혼란스럽지 않은가.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30대 국정과제라든지 이렇게 선택과 집중을 해서 정부가 초기에 잘 시작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 그다음에 또 세 번째로는 우리가 점령군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보고하는 관료들에 대해서 존중을 하라고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이 전 인수위원장은 "적절한 말씀을 하셨다. 저는 인수위원 때 어떻게 했냐 하면 그때 공동정부라고 해서 국민회의 12명, 자민련 12명이었다"고 말했다. 

안 인수위원장은 "저는 그때가 제일 난이도가 높았던 인수위원회 같다. 그걸 하셨지 않았는가"고 이 전 인수위원장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종찬 전 인수위원장은 "그런데 이제 초기에는 자리가 잡히질 않고, 저도 경험이 없고, 야당이 여당 되는 처음 정부였다. 그러니까 누구든지 그런 경험이 없었는데, 여기서 논의된 걸 직보하고 또 모르게 기자들에게 흘린다. 그래서 설익은 정책이 막 튀어나와서 그 당시에 당선자가 ‘아니 내가 모르는 걸 어떻게 신문이 먼저 쓰느냐’고 말했다. 그래서 그거 달래고 모든 것을 위원장 그다음에 대변인이 발표를 해야지 개별적으로 얘기를 해버리면 중구난방이 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나중에 할 수밖에 없는 그런 여건이 있지 않은가. 그걸 먼저 얘기를 해버리고, 그래서 그런 혼란을 많이 겪었다. 그런데 오늘 첫 번째 회의 때 그것부터 다졌다니까 천만다행이다"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의 대담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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