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19일 새벽 여당 단독으로 7분 만에 기습처리
이종배 예결위원장, 국회법 위반...."국민의 믿음 배신하는 것"
맹성규 간사, 소상공인·자영업자 아픔 해소에 1분 1초도 허투루 낭비 않겠다
3월 말 종료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조치 연장 검토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3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총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19일 새벽 2시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이종배 국미의힘 의원(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여당 단독처리에 대해 "민주적 합의에 따른 예산안 처리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배신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국회법을 위반하여 회의 자체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예결위 간사)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하루는 1년과 같다. 선거운동보다 시급한 것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추경안 통과"라고 말했다.

[창업일보 = 이정우 기자]

'소상공인 방역지원금'을 포함한 14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19일 새벽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새벽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단독으로 열고 코로나19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위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기습 처리했다.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이날 회의는 특히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300만원 지급을 골자로 한 총 14조원 규모의 안이 포함됐다. 안건은  7분 만에 처리됐다.

앞서 방역지원금과 관련 민주당은 정부안대로 300만원을 우선 지급하고 대선 이후 추가 지원하자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1000만원으로 대폭 올려야 한다고 맞서면서 대치로 치달았다. 민주당은 오는 21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처리한다는 예정이다.

여당의 기습처리에 야당은 '여당의 추경안 날치기 처리'라며 강력 반발에 나섰다.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새벽 2시에 기습적으로 20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날치기 처리했다"면서 "이는 민주적 합의에 따른 예산안 처리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배신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국회법을 위반하여 회의 자체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 이유로 "우선 적법한 공지가 이루어지지 않아,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 무소속 위원들의 참석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법은 아무리 긴급을 요하는 경우에도 ‘회의일시’를 통지하고 개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의 맹성규 간사는 불법적으로 위원장 대행역할을 수행하면 회의일시조차 통지하지 않은 채 새벽 2시에 민주당 의원들만 회의에 참석시켜 추경안을 날치기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론과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다른 당 위원을 완전히 배제한 채 새벽에 몰래 의결하는 것은 비겁한 다수당의 횡포이고 민주적인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 의원은 "(예결위원장으로서) 저는 회의진행을 거부 기피하지 않았다. 이번 사안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각각 다른 시간에 개회요구를 했다. 저는 개회일시를 간사와 협의하여 정하도록 규정한 국회법에 따라 여야 간사님께 협의하도록 요구했다. 그리고 ‘두 개회요구서의 개회시간이 다르니 협의 후 개회시간을 알려드리겠다’고 예결위 위원님들께 공지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자신들이 개회요구를 한 시간에 회의를 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가 회의진행을 거부 기피하였다고 억지를 부리며 국회법이 부여한 예결위원장의 의사진행 권한을 침탈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저는 사안의 시급성을 감안하여 정부와 여야간 합의안 도출을 위해 주말도 가리지 않고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해왔다. 또한 간사님들을 여러 차례 만나면서 양 당의 의견 차이를 좁히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였고 오늘 10시에 마지막 간사 협의로 합의안을 만들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이 불법적인 권한과 절차에 따라 단독으로 새벽에 추경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은, 과거에 민주당이 예산을 민주적 합의 절차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하고, 이에 대한 증표로 예결위원장을 국민의힘에 양보한 약속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종합하여 말씀드리면 어젯밤에 이루어진 날치기 처리는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국회의장과 민주당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경을 다시 예결위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조치하시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저는 향후 헌법소송, 권한쟁의에 따른 효력정지가처분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다수당의 폭거로 날치기 처리된 이 상황이 위원장으로서 참담하고 자괴감이 들어, 위원장직 사퇴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를 진행한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예결위 간사)은 "1년과 같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아픔 해소를 위해 1분 1초도 허투루 낭비하지 않겠다"면서 추경예산안이 처리됐음을 밝혔다. 그는 "오늘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2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추경안을 제출한 지 26일째"이라고 말했다.

맹 의원은 "소상공인들과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숨이 막혀 간다. 정부 역시 71년만에 처음인 1월 추경을 편성할 정도로 그 아픔과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었다. 그러나 예결위에서만 그 절박함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제출 후 25일째인 어제까지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 예결위 일정은 합의가 안되고 있었다. 심지어 종합질의와 소위, 간사 간 협의를 통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한지도 10여일이 넘었다. 특히, 예결위 종합질의를 통해 여야가 공통으로 요구했던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에 대해 정부의 전향적인 접근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예결위 통과는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이에 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들은 국회법에 따라 어제 14시에 예결위 전체회의 개의를 요구했고, 추경안 심사를 위한 안건상정을 요구했으나 국민의힘은 심사조차 거부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결국 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들은 지속적으로 위원장에게 회의 개최를 요구하며 10시간 이상 회의장에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자정이 지나 전체회의가 산회되어 국회법에 따라 예결위 개의를 재차 요청했지만, 국민의힘은 위원장을 포함해 그 누구도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의사일정이 협의되지 않아 개의를 요구할 수 있는 국회법 제52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민주당이 개의요구를 제출한지 5분뒤에 다른 시간에 개의를 요구, 공전을 거듭하는 여야간사협의를 주장하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는 국회법 제52조에 따라 회의를 개회해야만 하는 규정을 외면한 ‘꼼수’에 지나지 않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맹 의원은 "지속적으로 예결위원장에게 개회를 요청하였지만 10시간 이상 예결위원장이 ‘위원회의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하였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새벽 2시, 맹성규 간사를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추경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장이 회의를 거부·기피하는 경우 국회법 제50조에 따라 위원장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의 간사는 위원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도록 되어있으며, 이는 많은 선례가 있는 적법한 절차"라고 말했다.

맹 의원은 "그러나 예결위 통과로 추경안이 마무리 된 것은 아니다. 14조의 정부안이 부족하다는 점은 더불어민주당 역시 잘 알고 있다. 이에 오늘 예결위를 통과한 정부안을 기반으로 사각지대 해소와 함께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내용을 정부와 신속하게 협의해 하루라도 빨리 추경안 국회 본회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3월 말로 종료되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대출 만기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조치를 연장시켜 현장의 실질적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선거 이후에 이번 추경에서 다 담아내지 못한 부분들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맹 의원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하루는 1년과 같다. 선거운동보다 시급한 것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추경안 통과이다. 추경안이 통과되는 그날까지 그 아픔이 1분 1초라도 지속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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