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등 조류로 인한 정전사고로
까치 등 조류로 인한 정전사고로 관계장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한전은 둥지철거와 조류 포획에 1천억원을 사용했다. 사진 sbs화면 갈무리

 

[창업일보 = 성창일 기자]

한국전력이 까치 등 조류 정전사고를 막기 위해 둥지 철거와 조류 포획에 총 1천억원 사용했다. 

지난해 9월 전북 군산에서 전신주에 앉은 까치로 인해 변압기 이상이 발생해 군산시 미룡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정전됐다. 이 사고로 엘리베이터 4개가 멈추면서 탑승자 9명이 갇혔다가 무사히 구조됐다.

또한 지난해 11월,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서 전봇대 주변에 튼 까치둥지에서 불꽃이 튀면서 인접 아파트 단지 등 30여 가구가 정전됐다가 1시간여 만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이처럼 설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까치가 정전사고의 주범이 되면서 관계당국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전력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조류에 의한 정전사고는 총 133건으로 이 가운데 69.9%인 93건이 까치에 의한 정전사고로 나타났다.

이 사고로 3년간 총 12만1,589호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33건(6만9,840호 피해)에서 2019년 48건(2만7,083호), 2020년 52건(2만4,666호)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정전 피해 현황은 한전에서 파악 중이다.

까치는 통상 2월부터 봄철 산란을 위해 둥지를 만드는 데 주로 나뭇가지를 물어 와 둥지를 만들지만, 공사장 등에 있는 철사, 옷걸이를 이용하기도 해 정전의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3~4일 만에 집을 완성하는데다 둥지가 사라지면 같은 자리에 계속해서 만드는 습성이 있어 완전 제거 자체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총 953억원을 들여 111만9,718개의 둥지를 철거했다. 또한 지난 2000년부터 까치집 등 조류로 인한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전문 수렵 기관에 포획을 위탁하고 있는데, 포획단은 같은 기간 79만7,260마리를 포획해 한전으로부터 49억4천만원의 포획포상금을 수령했다. 한전은 이들이 조류를 잡을 때마다 1마리당 6천원을 지급한다.

조류 정전사고 예방을 위해 매년 평균 330억원을 사용하고 있지만 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주환 의원은 “매년 한전 직원들은 까치 산란기인 봄철이면 '둥지 퇴치 전쟁'을 치르고 있고, 조류를 포획하고 있지만 정전 사고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데다 그 피해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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