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이진영 기자]

배우 오영수(78)가 한국인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이정재는 아쉽게 불발됐다.

9일(현지시간) 미국 LA 비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개최됐다. 황동혁 감독의 ‘오징어 게임’은 TV 드라마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오영수는 TV 남우조연상 부문에서 '더 모닝 쇼'의 빌리 크루덥과 마크 듀플래스, '석세션'의 키어런 컬킨,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을 제치고 남우조연상을 차지했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영화와 TV쇼를 함께 다루는 미국 최고 권위 시상식 중 하나로 꼽힌다.

오영수는 수상 후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다.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 고맙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가 TV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와 ‘킬링이브’로 각각 여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아콰피나가 영화 ‘더 페어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한국인 배우가 수상한 적은 없다. 오영수는 한국인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의미를 더했다.

오영수는 동국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해 1963년부터 극단 광장의 단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스크린에는 1965년 ‘갯마을’로 데뷔했다. 1979년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1994년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2000년 한국연극협회 연기상 등을 수상했으며 연극·드라마·영화 등을 오가며 무려 20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다.

'오징어게임’에서 001 참가자 오일남 역을 연기한 그는 ‘깐부 할아버지’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치킨 광고 섭외를 받았으나 작품의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며 고사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영화와 드라마 통틀어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9월 공개된 이 작품은 53일 간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 1위를 달리며 역대 넷플리스 시리즈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제작비 약 2100만 달러(약 250억원)가 들어간 '오징어 게임'의 가치를 약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로 보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1 고담어워즈'에서 최우수 장편상, 지난해 12월 열린 '2021 피플스 초이스 어워즈'에선 '올해의 정주행 시리즈'상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돈이 필요한 사람 456명이 상금 456억원을 놓고 펼쳐지는 데스게임에 참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정재는 40대 후반 백수 '성기훈'을, 오영수는 뇌에 종양이 생겨 곧 죽음을 앞둔 노인 '오일남'을 맡았다. 이밖에 정호연·박해수 등이 출연했다. 연출과 각본은 '남한산성'(2017) '수상한 그녀'(2014) '도가니'(2011) 등을 만든 황동혁 감독이 맡았다.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가 주관하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코로나19 변이 확산 여파로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방송사 생중계 및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없이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및 SNS를 통해 수상자와 수상작을 알렸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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