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이진영 기자]

KBS가 조현병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영화 'F20' 방영을 보류했다.

KBS는 오는 29일 오후 11시 25분 방영될 예정이었던 'F20' 편성을 보류하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앞당겨 방송한다고 27일 밝혔다.

'F20'은 KBS 드라마 스페셜로 제작된 작품으로 아들의 조현병을 숨기고 싶은 엄마 애란(장영남)의 아파트에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엄마, 경화(김정영)가 이사를 오면서 벌어지는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다. 

당초 KBS 스페셜로 제작된 작품으로, 지난 6일 극장 개봉을 거친 후 오는 29일 KBS 2TV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었다.

앞서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16개 단체는 "영화가 사회에 떠도는 조현병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스릴러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상영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제작의 의도 자체가 조현병이 있는 사람은 위험하고 무섭고 지역사회 안에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이라고 지목하고 있다"며 "조현병 당사자에 대한 경계와 혐오를 조장해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는 나쁜 영화는 당장 상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를 투자하고 제작한 KBS에는 "공영방송에서 장애인 인권을 정면으로 침해한 것은 공영방송의 역할과 신뢰를 깨뜨린 것"이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

장애인단체는 제작진에게 면담요청서를 전달하고 ▲모든 매체의 F20 상영 즉각 중단 ▲장애인혐오에 대한 KBS의 공개적인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 작품은 지난 6일 극장에서 개봉된 뒤 웨이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도 공개됐다.

사진 F20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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