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성평등 개헌과 남녀동수 내각 등 '성평등 정책' 발표

이정미 정의당 대선경선 후보는 "대한민국 최초의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 면서 성평등 개헌과 남녀동수 내각 등의 내용을 담은 성평등 정책을 발표했다.

이정미 의원

이 후보는 지난달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하고 성평등 사회 실현 헌법 전문에 명시, 남여동수내각, 성소수자·비혼여성·황혼동거인들에게도 가족 구성 권리 보장, 포괄적 성교육 실현, 성평등 노동정책 수립, 가정폭력범죄자 체포 우선제도 도입 등을 발표했다.

아래는 이날 발표한 이 후보의 기자회견문 요약이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성평등 공약을 발표한다.

성평등 정책뿐만 아니라 국가 체계와 비전에 성평등이 살아 숨 쉴 수 있는 대한민국을 상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첫째, 성평등 개헌과 남여동수내각을 통해 성평등국가를 실현하겠다.

우선 실질적인 성평등 사회실현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겠다.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괄하는 가족구성권 조항, 임신·출생·양육을 포괄하는 재생산권 조항, 선출직과 임명직을 비롯해 공직에서의 여성대표성을 확대하고 정치·경제 모든 영역에서 남녀의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성평등 개헌을 이뤄내겠다.

또한 남여동수내각을 실현해 공적 의사결정에서 성평등 수준을 끌어올리고 이를 집행할 추진 체계를 함께 마련하겠다.

여성가족부를 성평등인권부로 재편하고 강화하겠다.

이정미 정부의 성평등인권부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국가 비전을 실행시킬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부처별 성평등정책담당관제와 성인지예산 책임자 회의를 만들 것입니다. 또한 부처별 젠더거버넌스를 강화하고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

둘째, 모든 국민에게 동등한 시민권을 보장하겠다.

돌봄 사회에서 가족은 혼인‧혈연과 같은 특정 형태를 갖춘 집합 명사가 아니다. 이제 가족은 친밀성‧돌봄을 실천하는 동사이다. 돌봄을 기준으로 가족을 재구성해야 한다.

그동안 가족구성권에서 소외되어온 성소수자, 비혼여성, 황혼동거인들에게도 가족을 구성할 수 있는 권리를 되돌려 주어야 한다. 돌봄 사회에서의 가족의 기준은 혼인이나 혈연이 아닌 돌봄이다.

회복된 시민권은 동등한 시민으로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포괄한다. 여성이라서, 장애인이라서, 성소수자라서, 이주민이라서 받아온 차별은 노동 능력을 기준으로 부여한 시민권의 한계였다.

돌봄 사회에서 차별금지법은 인간이 인간답게 살 권리를 향한 싸움의 마지막 페이지가 아닌 첫 페이지가 될 것이다.

셋째, 성과 재생산 권리를 보장하고 포괄적 성교육을 실현해내겠다.

지난 8월, 코로나19 백신 관련 새로운 이상반응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코로나 백신 접종 이후 월경 기간이 아님에도 출혈이나 과다 출혈 이상 반응에 대해 부작용으로 신고할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원인불명의 부정 출혈 증상을 겪는 시민들이 큰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시민들의 돌발적 위협과 공포로부터 자신을 지킬 방법이 고작 청와대 청원뿐이라는 사실이 안타깝고 참담했다.

여성의 몸, 성과 재생산 권리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은 하루 이틀이 아니다.

2년 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따라 '형법' 낙태죄가 전체 삭제 되었지만 제도적 공백을 채울 법안은 여전히 통과되지 않았다. 이 공백을 메꾸고 있는 건 정부의 진정성 있는 정책이 아닌 여성들의 불안과 희생이었다.

저는 대통령이 되어 몸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성별화된 남녀 이분법적 고정관념을 타파하기 위한 포괄적이고도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하겠다.

이를 위해 임신중지 및 피임에 건강보험을 적극 적용하고, 임신중지 약물을 도입하며, 임신중지에 대한 휴가권을 보장하겠다. 임신중지 관련 의료인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권역별로 설립된 재활병원을 활용해 여성장애인 거점 산부인과 및 지정병원을 확충하겠다.

나아가 포괄적 성교육을 포함한 교육과정 개정을 이뤄내겠다.

성폭력 예방 교육을 넘어 아동·청소년으로 하여금 존중에 기반한 사회적·성적 관계 형성 능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며, 다양한 소수자들 역시 '내가 배제되지 않는다'고 느낄 수 있는 기본적인 성교육을 마련해내겠다.

넷째, 남성생계부양자 모델이 아닌 개인독립생활자 모델로 전환하고 성평등한 노동정책을 수립하겠다.

우리 사회는 서로 돌보며, 삶의 회복이 가능한 표준노동시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그간 돌봄노동은 책임과 헌신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게 내몰렸고, 노동시장 최하위층으로 몰렸습니다. 이제는 달라져 한다.

육아기 근무시간 단축제도나 여성의 단기간 일자리 등 성별분업을 유지하는 일방의 노동시간단축이 아닌, 보편적인 권리로서 표준노동시간이 단축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바탕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고, 경력단절이 아닌 고용단절 문제의 해법을 찾아 개인독립생활자 모델로 정책을 설계하겠다.

돌봄을 사회적 가치로 안착시키기 위해선 이를 위한 시간과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는 만큼 주 35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겠다. 성별임금격차가 없는 사회를 이뤄내고, 돌봄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되어 육아와 가족 돌봄을 그림자 노동에서 해방시키겠다.

또한 여성인력활용정책이 아닌 성평등노동정책을 수립하겠습니다. 지금의 노동, 사회정책은 현재의 가구 단위 보장을 전제로 하고 있다. 1인가구가 전체 가구수의 30%가 넘는 현실에서 이러한 정책은 우리의 삶을 대변해주고 있지 않다.

저는 개인의 시민권을 보장하도록 전환하겠다. 돌봄노동의 가치를 전환하고, 자기돌봄력을 키울 수 있는 사회 환경을 조성하겠다. 성별분리통계를 의무화하고, 채용성차별 근절을 위한 방안을 실현하고, 성평등 공시제를 도입하겠다.

다섯째, 젠더폭력으로부터 피해자의 삶을 지켜낼 수 있는 제도마련에 대통령이 앞장 서겠다.

최근 5년간 가정폭력사건이 총 22만 843건이다. 가정폭력사건이 하루 평균 121건이나 일어난 셈이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상황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가정폭력피해가 급증할 것이라고 본 전문가들의 평가와는 달리 오히려 한국의 가정폭력 신고는 줄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서의 문제가 아니다. 폭력이 있었음에도 가해자와 한 공간에 있어 신고할 수 없는, 당장의 생계가 유지되지 못해서 집을 나갈 수 없는 '얘기되지 못한' 참담한 현실이 피해자 곁에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가정폭력처벌법이 피해자를 제대로 지킬수 있도록 만들겠다.

가정폭력 범죄자 체포우선제도를 도입하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재판 이혼시, 피해자가 양육 중인 미성년 자녀에 대한 가해자(친권자)의 자녀면접교섭 사전처분을 금지하겠다.

또한 가정폭력처벌법을 모든 '파트너 폭력'을 포섭하는 법으로 탈바꿈해 피해자의 범주를 혼인신고 여부나 특정 성별에 한정하지 않겠다.

또한 젠더폭력으로부터 안전할 권리를 반드시 지켜낼 수 있도록 제도 정비에 대통령이 앞장서겠다.

양성평등기본법, 여성폭력방지법, 성폭력특별법, 강간죄를 규정한 형법 등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젠더폭력에 관한 제도들의 근본적인 개혁을 대통령이 책임있게 이끌겠다.

국민 여러분,

스스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시대, 그 시대에 경험한 우리 여성들의 배신감을 잘 알고 있다.

저는 사회적 혐오와 차별, 폭력에는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최고 통치권자의 의지를 보여드리겠다.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고 모든 차별을 걷어내는 대통령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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