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의 유무죄에 관한 판단이 편견이나 가치관에 따라 좌우될 우려도

대법원의 ‘국민참여재판 실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10년간 성범죄사건의 접수가 가장 많았으며 재판 결과 실형 비율은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창업일보 = 성창일 기자]

지난 10년간 성범죄 등 국민참여재판의 실형률은 2010년 65.5%에서 2020년 39.1%로 낮아졌다.

또한 같은 기간 무죄율은 14%에서 48%로 변동률이 높아 배심원의 유무죄에 관한 판단이 편견이나 가치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7일 송재호 의원이 대법원에서 받은 ‘국민참여재판 실시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10년간 성범죄사건의 접수가 가장 많았으며 재판 결과 실형 비율은 절반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국민참여재판의 지난해 접수 건수는 역대 최다로 지난 10년간 총 7,293건이 접수되었고, 기타 3,854건을 제외한 범죄유형별로 성범죄 등 1,720건, 살인 등 823건, 강도 등 706건, 상해 등 190건 순으로 나타났다.

성범죄사건의 국민참여재판 접수 중 실제 재판이 이뤄진 건수는 전체의 23.2%에 불과하며, 이유로는 피고인의 자진 철회가 727건, 재판부 결정에 따른 배제가 56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민참여재판법 제9조에 따른 배제결정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재판부가 국민참여재판 진행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경우가 75.4%로 가장 많았고, 성범죄 피해자가 원하지 않은 경우가 20.7%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9조 제1항의3에 따른 성폭력범죄 피해자가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배제는 법적 의무가 아닌 재판부 결정사항으로, 피해자의 반대에도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할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은 피고인 신청주의로 국민참여재판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피고인의 의사에 따라서만 실시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이에 성범죄의 경우 무죄율이 높아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전략적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대법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성범죄 등 국민참여재판의 실형률은 2010년 65.5%에서 2020년 39.1%, 같은 기간 무죄율은 14%에서 48%로, 배심원의 유무죄에 관한 판단이 편견이나 가치관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송재호 의원은 "무작위로 선정된 배심원이 성폭력범죄에 대한 배경지식이나 재판의 이해가 없이 참여할 경우 고정관념이나 사회적 통념에 따라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성폭력범죄 사건의 국민참여재판에서 공판 전 성인지 감수성 및 성범죄사건의 재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사법참여기획단이 관련 연구·분석을 실시하도록 근거를 신설했다.

송 의원은“성폭력범죄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는 구분되는 특수한 사건으로서, 배심원의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국민참여재판이 국민주권주의 실현이라는 도입 취지와는 다르게 제도의 문제와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본래의 도입 취지를 고려하여 참여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