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가 5일 대권 출마를 선언해다.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영원한 찐보’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가 5일 대권 출사표를 던졌다.
 
장 대표는 “자아실현의 국민행복시대”를 기치로 이날 오전 10시 4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3월 9일로 예정된 ‘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는 현재 제 1야당인 국민의힘 김해을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일단 소속 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국회 본청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 김기현 원내대표와 잇따라 환담하고 ‘정권 교체’의 결기를 공유했다.
 
장 대표는 이 대표와의 만남에서 “이준석 당대표가 탄생하고 나서 당 지지도가 엄청나게 올라가고 있다”고 덕담하면서 미소와 함께 “(국민의힘에는)나 같은 사람도 있어야 한다. 제가 나이는 먹었어도 신문명주의자다”라고 자신의 존재감을 내비쳤다.

장기표 대표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장기표 대표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는 웃음지면서 “저는 당밖보다 당내 주자들을 편애한다”며 “당내 주자들이 클 수 있게끔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이어 “물론 당밖에서 안으로 들어오면, 마찬가지로 사랑할 것”이라고 언급, 윤석렬 전 검찰총장 등 외부의 범야권 대권 주자들의 입당에 대한 바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뒤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것”이라는 원칙론을 확인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와 만난 장 대표는 “내가 만용을 부린다”는 환한 웃음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김 원내대표는 “무슨 말씀이시냐. 축하드린다. 선배님의 대선 출마는 만용이 아니고 대한민국 정치를 건강하게 부활시킬 것”이라며 “선배님은 전설적인 분이시다. 선배님의 대선 출마는 새바람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김 원내대표는 “선배님이 함께 하시니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르겠다. 선배님이 계심으로써 우리 당이 노장청의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거듭 경의를 표했고, 장 대표는 “그렇지, 내가 있어야 노장청의 노가 조화하는 거지”라고 웃음으로 답했다.
 
이날 전격적으로 대선 출마를 공표한 장 대표는 지난해 ‘4.15’ 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을 비롯 ‘반(反)문재인’ 정당?시민사회단체 등이 결합해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을 창당할 당시 ‘국민의 소리’ 대표 자격으로, 시민사회운동세력 차원에서 합류했다.
 
그는 박정희 정권에서 전두환 정권으로 이어지는 압제의 시대, 학생운동을 시작으로 노동운동, 재야운동에 걸쳐 쉼 없이 민주화운동에 투신한 대표적 투사다.
 
그 과정에 1970년대 최대 시국사건이었던 민청학련 사건의 배후 주동자로 구속되는 등 10년 가까운 구속과 12년이 넘는 수배에 시달리는 고난을 자초했다.
 
이로 인해 민주화운동 인사들 중 가장 긴 구속과 수배 등 민주화 투쟁의 전설적 기록들을 남기면서 ‘운동권 대부’ ‘마지막 재야’ 등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특히 진보를 자칭하는 현 문재인 정권이 ‘가짜 진보’ ‘수구 진보’ ‘사이비 진보’라는 비판을 받는 것과 대비되면서, 장 대표는 ‘진짜 진보’라는 의미의 ‘찐보’에 영속성을 더한 ‘영원한 찐보’라는 칭호로도 불리운다.
 
장 대표는 1980년대 중반 재야민주화운동 시절, 일찌감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북한의 ‘주체사상론’에 경도된 민주화세력 일각의 3대 이념편향 문제 등을 공개 저격했다.
 
또 10억원 규모에 달하는 민주화운동 보상금을 거부하는 등 ‘민주화운동의 순수성’을 견지, 문재인 정권의 주축을 형성하고 있는 586운동권들과 비교되기도 한다.
 
장 대표는 재야민주화운동에 이어 1990년 들어선 민주세력의 제도권 진입을 통한 독자집권에 초점을 맞춰 민중당을 창당한 것을 시작으로 진보정치 활동에 주력해 왔다.
 
그런 끝에 문재인 정권의 재집권을 저지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지난해부터 제 1야당에 몸을 실은데 이어 이번에 대권 도전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장 대표가 현실적으로 70대 중반의 나이라는 세간의 의문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대권 도전에 나선 것은 21세기 인류사 대전환의 정보문명시대에 맞춘 혁명적 개혁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신문명정책연구원을 설립해 20년 이상 정보문명시대에 대비한 이념과 정책 연구에 몰두, ‘민주시장주의(녹색사회민주주의)’라는 독자적 체계를 정립했다.
 
‘자유의지’ ‘자아실현’ ‘인간해방’ 등 3대 개념으로 압축되는 민주시장주의 이념과 정책으로, 대한민국을 21세기 세계 중심국가로 키워 낼 수 있다는 것이 장 대표의 확신이다.
 
장 대표는 이날 대선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모든 사람이 행복한 자아실현의 나라를 장기표가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와 자신감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서두에 “새로운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와 저의 꿈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고 운을 땐 뒤 ‘꼭 이루고 싶은 간절한 꿈’을 “자유 평화 복지가 보장된 가운데 ‘모든 국민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나라’”로 정리했다.
 
그는 “지난날은 저의 꿈을 이루기가 어려웠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 꿈을 이룰 사회경제적 조건이 갖춰졌다”고 과학기술의 혁명적 발달과 이에 따른 생산력의 비약적 증대 등을 거론했다.
 
그는 “그런데도 대한민국은 이 좋은 조건과 기회를 흘려보내고 있다”며 사회갈등과 소득 양극화, 청년실업, 노후불안 등의 문제들을 적시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는 무능과 무책임, 오만과 독선, 위선과 탐욕의 극한을 보여주고 있다. 하루하루가 화나고, 불안하고, 절망스럽다”고 개탄한 뒤 “이러한 절망적 상황을 기회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보수와 진보 모두 수구 보수, 수구 진보가 돼 버린 지 오래다”라며 “새 시대의 정치는 구시대적 이념논쟁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식정보사회 곧 정보문명시대에 걸맞은 국가운영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새로운 사상, 새로운 이념, 새로운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정보문명시대에 맞는 새로운 국가운영방안으로 ‘민주시장주의’와 ‘신문명정책’을 제시했다.
 
장 대표는 “우리는 잘 살 수 있다”며 △우리 민족의 세계 최고 수준 지적 능력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세계 모범적 건국이념 △아시아태평양 시대 중심의 지정학적 위치 등 세 가지를 ‘증거’로 꼽았다.
 
그는 “다음 대통령은 정보문명시대를 이끌고 나갈 이념과 정책, 비전과 전략을 가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전제, “그래야 ‘저마다 자아실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면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 장기표는 이것을 실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못 박았다.
 
장 대표는 거듭 “저에게는 꼭 이루어야 할 꿈이 있다. 자유 평화 복지가 보장된 가운데 ‘모든 국민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아실현의 보람과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 꿈이 어찌 저만의 꿈이겠는가. 국민 여러분의 꿈이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어 ‘상생 공동체 국가 건설’, ‘의식주와 의료, 교육을 국가가 보장하는 사회보장제도 확립’ 등 주요 정책 10가지를 공표했다.
 
그는 이중 특히 주택문제와 청년실업문제의 해법을 구체화했다.
 
주택문제와 관련, 장 대표는 “기본적으로 지방의 교육과 산업을 획기적으로 육성함으로써 교육과 취업 때문에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방학교의 시설, 최신식 확충 △교수와 교수에 대해 지방근무 수당, 연봉의 20% 이상 지급 △지방학교 졸업생이 지방기업에 취업할 경우 우선 취업 혜택의 방안을 밝혔다.
 
또 기업에 대해선 △지방 기업 법인세 50% 이상 감면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거나 지방에 기업을 설립할 경우 국유지 포함 공유지를 20% 이상 무상 임대 등의 조치도 덧붙였다.
 
이를 통해 주택문제도 해결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장 대표의 해법이다.
 
장 대표는 청년실업문제에 대해선 “기업에게 인력운용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신규채용을 많이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는 “대기업 노동조합이 기업의 자율적 인력운용을 가로막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했다.
 
그는 “민주노총은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기관이 돼 있다”고 비판한 뒤 “건설현장에서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횡포와 갈등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데도 공권력은 방관하고 있다. 그야말로 무법천지다. 이런 일이 없도록 법을 엄정하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기자회견 후 1문1답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문제에 대한 질문에 “누구나 법 앞에서 평등해야 하지만 두 전직 대통령을 여태 가둬두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사면하는게 옳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 들어 아직도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 헌법은 신속한 재판을 받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면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박찬종 전 의원이 장기표 대표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박찬종 전 의원이 장기표 대표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이날 장 대표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뜻에서 기자회견장을 찾은 박찬종 전 의원은 잠깐 연단에 서서 “장기표 동지는 학창시절 이후 일생에 걸쳐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지키는데 헌신해 왔다”고 평가했다.
 
박 전 의원은 “장 동지는 한편으로는 반독재투쟁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종부주사파와 각을 세우고 철저히 싸워 온 재야의 선봉”이라고 찬사를 보내고 “장 동지는 그야말로 산소 같은 사람이다. 재야원로 중 가장 영혼이 맑다. 장 동지는 생각을 조금만 바꿨어도 역대 어느 정권에서든 어떤 벼슬도 쉽게 가질 수 있었지만 야합 같은 것을 단호히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 동지와는 얼마 전 만나 다음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거역하는 자에게는 민심의 방망이를 들기로 뜻을 모았다”면서 “장 동지는 이번 대선에서 종북좌파와의 전쟁 등 전 과정을 통해 역량이 크게 발휘되고 빛을 충분히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 국회 정문 앞에서 유튜브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대선 출마 배경 등을 설명하고 의지를 모으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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