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된 해체계획서 측정자가 '홍길동'으로 기록되어 있고 측정일인 2020년 12월 29일의 한겨울 날씨의 온도를 25℃ 로 기록하는 등 엉터리로 작성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 KBS화면 갈무리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된 해체계획서가 '측정자가 홍길동'으로 되어 있고 즉정일인 2020년 12월 29일 한겨울의 측정온도를 25℃로 기록하는 등 엉터리로 부실 작성됐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광주시청이 지난 16일 김은혜 의원에게 제출한 ‘학동4구역 철거 허가 건물 철거 공사계획서(이하 해체계획서)’에 따르면, 3번 항목인 ‘철거대상 건축물 안전도 검사’에 실존 인물인지 모호한 측정자가 기재되어있으며, 날씨와 기온마저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해체계획서의 외벽 강도 측정 검사, 형식적으로 작성해
측정자명에 ‘홍길동’, 기후와 기온 모두 허위로 기재
“해체계획서의 작성, 검토, 감리까지 전문가 손에 맡기는 제도 개선 필요”


해체계획서에 따르면, 2021년 4월 29일에 측정된 모든 건축물의 측정자가 주로 공문서의 견본용 이름으로 쓰이는 ‘홍길동’으로 기재되어있어 엉터리 기입 의혹을 받고 있다.

광주 붕괴 건물의 해체계획서에 따르면, 2021년 4월 29일에 측정된 모든 건축물의 측정자가 주로 공문서의 견본용 이름으로 쓰이는 ‘홍길동’으로 기재되어 있다. 자료 '학동4구역 철거허가건물 공사계획서' 중에서. 김은혜 의원 제공

또한 2021년 4월 29일과 2020년 12월 29일로 작성된 측정양식에 날씨를 ‘맑음’, 기온을 ‘25℃’로 모두 동일하게 적시했다.

그러나 기상청에서 해당 날짜의 날씨와 기온을 확인한 결과, 2021년 4월 29일 광주의 평균기온은 17.4℃로 최고기온 역시 23.3℃에 불과하며 기후는‘비, 황사’로 나타났다. 

측정일인 2020년 12월 29일의 온도가 25℃로 기록되어 있다. 12월 29일은 한겨울로 25도가 될 수가 없으며 실제로 이날의 온도는 평균기온은 ‘3.3℃’로 확인됐다. 또한 이날 날씨 역시 '맑음'이 아니라 실제로는 '비, 눈'으로 확인됐다. 자료 '학동4구역 철거허가건물 공사계획서' 중에서. 김은혜 의원 제공

‘25℃’로 적시된 2020년 12월 29일 평균기온은 ‘3.3℃’로 확인됐고, 기후 역시 ‘비, 눈 등’으로 나타나 실제 기후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건축물 해체 시 안전을 위해 외벽 강도를 측정하는 것과 이를 기입한 해체계획서의 작성이 형식적인 요식행위일 뿐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체계획서를 승인하는 해당 지차체와 해체계획서를 검토하고 확인하는 감리사 역시 부실 검토의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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