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일본 주오사카총영사관이 공관수입금을 전범기업인 미쓰비시UFJ은행과 거래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미쓰비시그룹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에 대해 현재까지 일체의 사과,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대표적인 전범기업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재일 한국 공관들 중 공관수입금을 미쓰비시 은행 계좌를 이용하는 곳은 주오사카총영사관이 유일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강제징용 문제에 사과, 배상 없는 전범기업에 국가예산으로 배불려 주는 격에 다름아니라면서  "국민정서를 고려하여 공관 금융거래에 대한 외교부의 철저한 관리감독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건영 의원
윤건영 의원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윤건영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확인한 결과 주오사카총영사관이 공관 수입금을 ‘미쓰비시UJF 니시신사이바시지점’에서 개설한 계좌로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오사카총영사관은 여권발급, 비자, 공증 수수료를 수취하는 계좌와 기타 잡수입금용 계좌를 각 1개씩 운용하고 있는데 이 중 잡수입금 계좌가 미쓰비시 은행에서 개설된 것이다.

미쓰비시그룹은 특히 지난 2018년 11월 29일,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배상하라는 한국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이후 2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판결에 승복하지 않고 이행을 거부하고 있어 국내의 비난여론이 집중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일본의 침략전쟁을 축소, 왜곡, 미화하는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에도 미쓰비시그룹의 전현직 임직원들이 후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윤건영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9월 현재 주일대사관을 비롯해 일본에 개설된 10개 공관 중 미쓰비시UFJ 은행과 거래하는 공관은 주오사카총영사관이 유일하다. 이에 대해 주오사카총영사관 관계자는 “잡수입금 계좌는 장소 임대료 등 공관 운영 과정상 발생하는 수입을 운용하는 계좌로, 일본 현지 기업 또는 개인과 거래할 수 있도록 일본 소재 1금융권 은행의 계좌를 이용하고 있으며 공관과의 거리, 이용 편의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밝혔다. 일본 현지 은행을 이용해야 하지만 반드시 미쓰비시UFJ은행을 이용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외교부가 윤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주오사카총영사관의 잡수입금 규모는 한해 3만 달러 내외로 한해 공관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가량으로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동안의 미쓰비시의 행보와 국민정서를 감안하지 않고 국가기관이 전범기업과 거래하는 행태에 대한 지적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주오사카총영사관이 미쓰비시은행의 해당 계좌를 개설한 2017년 2월은 이미 미쓰비시 중공업을 대상으로 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파기환송심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시점이었다. 윤 의원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전범기업에 국민의 재산이 흘러들어가고 있는 현실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외교부의 철저한 관리와 감독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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