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처세학의 바이블...전세계 6000만부나 팔린 책
저자가 강의하고 우리말로 옮긴 영한통역서
40대 초반의 카네기와 영어원서 초판사진도 담겨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성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비판하지 말고 상대의 좋은 점을 알려고 노력하라. 그리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의 시각으로 보는 성향을 증가시켜라”

신간 ‘영한통역 데일카네기 <인간관계학 개론>’을 한 줄로 줄인 것이다.  

이 책은 1936년 발간된 데일리 카네기(Dale Carnegie. 1988~1955)의 ‘인간관계학 개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의 영한통역서이다. 저자가 강의하고 우리말로 통역하는 형식으로 제작된 국내 최초의 책으로서 코러스출판사에서 펴냈다. 통역은 이충우가 맡고 이현표가 감수했다.

카네기의 ‘인간관계학 개론’은 워낙 유명한 책이라 그동안 수많은 번역서가 나왔다. 하지만 코러스출판사가 펴낸 영한통역 인간관계학 개론은 그간 국내에서 발간된 기존의 번역서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다섯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우선 표지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데일 카네기 사진부터가 남다르다. 코러스출판사가 저작권을 가진 40대 초반의 데일 카네기 사진은 우리가 흔히 보는 60대 노인의 카네기 사진과 차별화 된다. 특히 ‘인간관계학 개론’ 도입부의 ‘포토 갤러리’와 본문에 실린 희귀 사진들은 책을 생동감 있고 흥미롭게 읽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이 책에는 국내에 최초로 공개되는 1936년 10월 13일 발간된 ‘인간관계학 개론’의 영어 원서 초판 겉표지 사진을 비롯하여 1937년 1월 제9판, 1937년 9월 제25판, 1938년 제34판의 겉표지 사진, 카네기가 1930∼40년대에 집필한 책들의 겉표지 사진 및 여러 종류의 카네기 사진,  ‘인간관계학 개론’에 등장하는 1920∼30년대 책들의 겉표지 사진 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기존의 번역서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발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1920∼30년대에 발간된 베스트셀러의 초판은 구하기 매우 힘들다. 특히 양장본의 경우 겉표지가 제대로 남아있는 초판을 찾는다는 하늘의 별 따기이다. 그래서 겉표지가 깨끗하고 저자의 친필 서명이 있는 '인간관계학 개론'의 영어 초판 같은 책들은 수만 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희귀성이 있다. 

'인간관계학 개론'은 5부 36개의 장과 특별부록으로 구성되었으며, 36개의 장마다 도입부에 그 장을 대표하는 인물 사진을 싣고, 사진 아래에는 그 장의 핵심 요지를 미리 소개했다. 

둘째, 일반적으로 카네기의 영어 원서를 읽다보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책이라기보다는 강의 원고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이에 착안해서 '인간관계학 개론'은 데일 카네기가 강의하는 방식으로 말과 글이 하나가 되도록 연출했다. 

셋째, 데일 카네기는 이 책을 발간할 때까지 24년 동안 연설에 관한 강의는 물론 책도 2권이나 집필했다. 그래서 그의 영어 구사는 어느 문필가나 연설가 못지않게 매혹적이다. 따라서 '인간관계학 개론'은 영⋅한 통역 형식으로 꾸며졌다. 

넷째, '인간관계학 개론'은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통역과 40년 이상 영어⋅독일어 책들과 언론보도 등을 번역해 온 감수자가 힘을 합쳐 데일 카네기의 의중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문장과 단어 하나하나를 정성껏 우리말로 옮겼다.

다섯째, '인간관계학 개론'은 6개의 부로 구성된 1936년 영어 원서 초판을 통역했다. 다만, 사업가와 세일즈맨이 주 타깃이었던 영어 원서 중에서 일반 독자들에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들을 제외시켰다. 이 과정에서 상업용 서한을 다룬 제5부를 제외시키고, 그 대신 데일 카네기가 책의 내용을 직접 축약한 ‘특별 부록’을 수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1부는 총론이다. 인간관계의 기본을 총괄한 것으로,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제2부∼제5부까지는 총론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각론이다. 특별 부록은 데일 카네기가 책자의 내용을 축약해서 1937년 1월 미국 월간지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기고한 내용을 국내 최초로 소개한 것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25세 때 집필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저자가 개정판을 내는 것은 내용적으로 개선될지는 모르지만, 불가피하게 초판을 훼손시킬 수밖에 없다”는 우리가 음미해 볼 만한 경구(警句)를 남겼다. 괴테의 이 말을 새겨들었는지, 데일 카네기는 1955년 타계할 때까지 형식적으로는 개정판을 내지 않았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1937년 8월 제23판부터 노자 ‘도덕경’ 제66장을 소개하는 등 일부를 보완했고, 쪽수도 340쪽에서 317쪽으로 줄였다. 또한 1948년 제55판부터는 내용은 손대지 않고, 작은 활자로 조밀하게 편집해서 쪽수만 246쪽으로 줄였다. 그러나 결코 개정판이라고 하지 않았다. 

'인간관계학 개론' 영어판은 카네기가 세상을 떠난 지 9년 후인 1964년 제101판을 발간하면서 저작권이 갱신되었으나 이후에도 계속 246쪽의 체제를 유지했다. 개정판이 나온 것은 그가 타계한 지 26년 후인 1981년이다. 개정판은 초판의 6개의 부 중에서 제5부와 제6부를 삭제했고, 내용을 보완하고 현대적으로 다듬었으며, 남녀평등의 용어를 도입했다.  

'인간관계학 개론'은 초판을 통역했지만, 제23판에 보완된 내용을 포함시켰다. 304쪽의 노자 도덕경 제66장과 54쪽의 ‘존중 받고 싶은 인간의 갈망’이라는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의 언급이 그것이다. 

'인간관계학 개론'의 뒤표지에 실린 사진은 1940년 여름 카네기가 말 타고 캐나다 록키 여행을 즐기는 장면이며, 글귀는 488쪽에 달하는 책자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세 문단으로 응축해 놓았다.

“비판은 부질없는 짓입니다. 상대방의 잘못을 고치기는커녕 귀소 본능을 가진 비둘기처럼 항상 자기에게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비판은 위험한 짓입니다. 상대방에게 정말 소중한 자존심이라는 화약고에 폭발을 야기함으로써 때로는 죽음을 재촉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좋은 점들을 알아내려고 노력하십시오. 그리고 그 좋은 점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칭찬하는 말을 해 주십시오. 그러면 상대는 그 말을 샛별의 노래처럼 소중하게 간직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말을 잊었어도 두고두고.”
                               
“이 책을 읽고 나서 항상 여러분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관점에서도 생각하고  그의 시각으로도 보는 성향이 증가하면, 이는 여러분을 성공에 이르게 하는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영어 원서를 우리말로 옮기면서 통역과 감수자는 “'인간관계학 개론'이 20세기 미국식 자본주의의 성공과 경제적 번영을 상징하는 책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고 말했다. 데일 카네기는 자본주의, 공산주의, 보수, 진보라는 용어를 거의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의 우수성을 실례를 들어 설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통역과 감수자는 “만일 데일 카네기가 한국에서 1년 이상을 살았다면, 한국인들에게 인간관계에 대해서 이 책에 소개된 기술이외에 어떤 조언을 해주었을까? 혹시 상대방을 무시하는 반말과 비하의 글을 없애고 존댓말과 존대의 글로 통일하라는 조언은 아니었을까? 그러면 인간관계의 개선은 물론, 범죄도 반으로 줄 것이라면서”라고 “엉뚱한 상상도 해보았다”고 밝혔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학 개론>에 대해서

1936년 10월 13일이 첫선을 보인 카네기의 ‘인간관계학 개론’은 초판 3,000부 인쇄된 후 지금까지 6,0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바이블로 평가받고 있으며, 당시 무명의 데일 카네기는 이 책으로 일약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되었다. 

'인간관계학 개론'이 1세기 동안 전대미문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데일 카네기는 이 책에서 다양한 인간관계의 기술들을 고도로 세련된 예술로 승화시키는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즉, 그는 동서양의 종교, 철학, 정치학, 심리학, 경영학, 교육학, 문학, 의학, 시, 소설, 연극, 영화, 미술, 음악, 미디어 등에서 다뤄진 인간관계의 기술들을 설득과 감화의 예술로 재조명하는 역량을 과시했던 것이다.

둘째, 경제공황으로 기업이 파산하고 실업자가 급증하는 시기에 데일 카네기는 경쟁에서 살아남는데 유용한 기술들을 마치 TV강의를 하듯이 매우 흥미롭게 독자에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즉, 영화와 TV가 점차 대중의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라디오의 시대에 살았던 그는 시대적 조류를 뛰어넘는 형식의 책에 도전해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것이다.

'인간관계학 개론'은 나치 독일에서 'Wie man Freunde gewinnt'(어떻게 친구들을 얻을까)라는 제목으로 1938년 독일어 번역본이 나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광복 직후에 독일어판과 제목이 흡사한 '友道'가 나온 후, '처세술', '인간관계론' 등의 제목으로 많은 번역본이 나왔다

◆통역 이충우에 대해서

유아원·유치원·초등학교는 미국과 독일(British School)에서, 중학교는 한국에서 다녔으며, 고등학교는 독일 베를린의 John F. Kennedy School을 졸업했다.  2년간 군복무(카투사)를 마치고, 뉴욕의 디자인 명문대학 School of Visual Arts에서 학위 취득 후, 미국과 한국 광고회사, YBM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감수 이현표에 대해서

고려대학교 독어독문과를 졸업하던 해인 1978년 제22회 행정고등고시 합격 후, 문화부 해외공보관에서 30년 동안 해외에 대한민국을 홍보하는 공무원으로 일했다.  주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 문화관, 주독일한국대사관 공보관, 주독일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 주미국한국대사관 문화홍보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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