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원 "제증명료 수익은 수백억, 신고는 '0'원"
복지부 제재건수도 "0"... "관리감독도 부실?"

[창업일보 = 윤삼근 기자]

최근 3년간 회계공시 대상 종합병원 제증명료 수익이 총 2,138억여원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0원'으로 신고한 곳이 절반에 달해 공시부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부실공시는 의료법 위반대상이지만 복지부의 제재 건수 역시 '0'건에 불과해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이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2018 3년간 100병상 이상 (상급)종합병원의 제증명료 수익은 총 2,138억 3,640만원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16년 640억 1,570만원, 2017년 691억 8,760만원, 2018년 806억 3,310만원으로 매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병원들의 경우 대부분 제증명료 수익을 ‘0원’으로 신고해 공시 부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형 종합병원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제증명수수료를 '0원'으로 신고해 '부실공시'에 의한 의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용호 의원(사진)은 "또한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복지부의 제재건수도 0건에 불과해 복지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형 종합병원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제증명수수료를 '0원'으로 신고해 '부실공시'에 의한 의료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용호 의원(사진)은 "또한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복지부의 제재건수도 0건에 불과해 복지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종합병원 A는 법적 상한액이 2만원인 일반진단서를 법원 제출용이라는 이유로 10만원에 발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 병원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한 해 제증명료 수익은 ‘0원’이다. 2018년도 제증명료 수익이 가장 많은 병원은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연간 34억 7,190만원이었다. 다음으로는 서울대학교병원 27억 2,290만원, 삼성서울병원 19억 4,580만원, 해운대백병원 18억 4,010만원, 서울성모병원 18억 3,960만원 순이었다. 일명 ‘BIG5’라고 불리는 서울 주요 대형병원이 단 한 곳을 제외하고 1위부터 5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법적 회계 공시 대상 의료기관 총 268곳 중 절반에 달하는 131곳이 2018년 회계연도 제증명료 수익을 ‘0원’으로 신고했다. 일부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도 ‘0원’ 신고를 했고, 심지어 1년 만에 0원에서 억대 금액을 오가며 ‘뒤죽박죽’인 곳도 있었다. 이 의원실이 파악 결과 일부 의료기관은 ‘기타수익’ 등 다른 항목에 제증명료수익을 포함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명백한 '법규정 위반'이다. 보건복지부 고시 '재무제표 세부 작성방법'에 따르면 “수익항목과 비용항목을 직접 상계함으로써 그 전부 또는 일부를 손익계산서에서 제외해서는 안 된다”고 돼있다. 즉 기준에 명시된 항목을 임의로 없애선 안 된다는 것이다. 같은 규정에서 의료수익 중 ‘제증명료 수익’ 항목은 기타수익과 구분해 작성토록 과목이 별도 명시돼 있다. 의료법상 이 같은 회계기준을 지키지 않으면 복지부가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지금까지 이 같은 제재조치는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상 복지부가 이를 방관해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용호 의원은 “올해 2월 의료기관 투명성 제고를 위해 회계기준 적용대상을 기존 종합병원 이상에서 병원급까지 확대시키는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됐다”면서 “하지만 병원 회계 공시가 실상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이제라도 복지부가 제대로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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