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은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야 가능한 스포츠다. 물살을 가르고, 페달을 밟고, 지친 두 다리로 달리는 매 순간순간이 자신과의 싸움이다. 이를 이겨내야 하기에 ‘철인’이라는 별칭이 붙는다.

철인 3종 경기 유망주이자 국가대표 출신인 ‘철인’을 무너뜨리고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것은 무엇인가. 故 최숙현 선수 주변에는 폭력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체육회는 이를 바로잡아달라는 호소를 묵살했고, 공권력은 등한시했다.

우리 사회의 인간성이 상실되고, 인권이 유린되고, 특정집단에서 일상적인 폭력이 용인되며, 공권력이 제 기능을 못한 상황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건이다.

정의는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부터 세워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사회의 ‘일상적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 모두가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는 쉽지 않지만, 적어도 ‘불행하지 않을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

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조사와 수사가 필요하며, 가해자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 이 일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최 선수의 마지막 호소에 답하는 최소한의 일이다.

‘최숙현법’을 만들어, 우리 주변 곳곳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폭력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에 나서겠다. 정치권과 정부, 공권력은 우리 국민의 ‘불행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일상적 정의’를 세우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용호 국회의원, 편집 창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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