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은 상생관계입니다. 선순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은 상생관계입니다. 투자-수익-재투자의 선순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창업일보 = 김부경 기자] 스타트업과 투자자는 상생관계입니다. 둘처럼 찰떡궁합이 필요한 데가 또 있을까요? 좋은 기업을 선별하는 눈이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당연한 일처럼 그들이 투자한 기업이 활개를 치며 거침없이 커 주는 것도 스타트업이 할 일이지요.

오늘은 스타트업과 투자자에 대한 의미있는 지표가 하나 있어 소개할까합니다. ‘한미중 스타트업생태계 비교’라는 보고서입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지난 5월에 펴 낸 것으로 한국 스타트업 업계에겐 의미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보고서를 통해서 척박하다고 하지만 우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면면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보고서가  ‘한국 스타트업의 경우 정부지원 프로그램, 미국은 투자뿐 아니라 전문보육도 담당하는 액셀러레이터, 중국은 미국계  VC가 주로 활동하고 있음’ 이라는 소결론을 내린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보고서는 한국의 스타트업 투자건수기준 상위 투자자에 대해 이렇게 순위를 매겼습니다. ▷카카오 벤처스(Kakao Ventures) 72건 ▷팁스 프로그램(TIPS Program) 60건 ▷캡스톤파트너스(Capstone Partners) 48 건 ▷한국투자파트너스(Korea InvestmentPartners)47 건 ▷ 알토스 벤처스(Altos Ventures) 42 건 ▷DSC 인베스트먼트(DSC Investment) 37 건 ▷프라이머(Primer) 36 건 등입니다.

아래 표는 한미중 주요 투자자들의 투자건수를 비교한 것입니다.

이 지표를 통해 우리나라의 경우 팁스(TIPS)라고 하는 정부 주도의 투자기관에 많은 힘을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라는 점과 아래 요약한 것처럼 미국 중국에 비해 다소 미미하다고 느껴질 투자규모 면에서 아직 우리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가야 할 길이 멀리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요약]미국 991억달러, 7701건 / 중국 1131억달러, 4985건 / 한국 45억 달러, 497건...

그나마 한국이 497건의 스타트업의 투자가 이뤄진 것도 지난 2017년에 비해서 5.5배나 증가했다고 하니 좋아해야 할 일이긴 하나 실제 국내 총생산(GDP) 대비 스타트업 투자비중을 따지면 한국은 0.28%에 불과합니다. 위의 수치를 대입했을 때 미국 0.48%, 중국 0.84% 등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건수가 현저하게 낮습니다. 중국에 비하면 심지어 3분의 1에 불과한 셈이지요.

더 많은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을 한 줄로 읽히게 합니다. 

계속해서 보고서의 설명을 따라가보면 한국의 주요 투자자들을 알 수 있습니다. 어찌됐건 스타트업으로서는 고마운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마음을 담아서 계속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주요 투자자로는 정부의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 카카오 CVC인 카카오벤처스가 꼽혔으며 향후 알토스 벤처스 등 해외VC를 필두로 투자자 구성은 점점 다양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정부 지정의 엔젤투자사,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등 민간 운영사가 유망 기술 스타트업을 선발하고, 운영사의 엔젤투자와 연계해 정부가 R&D자금을 매칭 지원 민간투자와 정부R&D를 연계 지원하는 정부의 TIPS 프로그램이 초기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에 마중물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멘트를 남겼습니다. 

이를 좋은 의미로 읽어야 할지, 아니면 그 반대로 읽어야 할지는 각자의 몫이구요. 한편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벤처스의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있으며 유망스타트업에 대한 대규모 후속 투자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 벤처스의 한국신용데이터, 두나무(업비트 운영사), 넵튠, 키즈노트 등 선행투자 이후 후속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키즈노트의 경우 지분 100%를 인수했습니다. 

알토스벤처스 등 해외 VC들의 선행투자가 글로벌 투자자들의 후속투자로 연계되면서 한국 스타트업 투자 네트워크가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계 VC 알토스벤처스는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쿠팡과 비바리퍼블리카가 세콰이어캐피탈, 페이팔 등으로부터 후속투자를 유치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투자자의 경우 와이콤비네이터 등 높은 명성으로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액셀러레이터들이 네트워킹, 멘토링 등 독보적인 자원 제공을 통해 스타트업 발굴 및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는 우리도 차용해야 할 부분입니다.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을 발굴한 와이콤비네이터는 강력한 동문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지원해 스타트업 성공의 보증수표로 불리고 있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테크스타즈의 경우 와이콤비네이터가 최초로 시작한 일반적인 액셀러레이터 모델에서 변형된 형태로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 등 대기업의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대행 운영하기도 합니다.

중국의 경우 매트릭스 파트너스 차이나,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 등 미국계 VC들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계 VC들은 실리콘밸리와 중국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미국계 VC들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중국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기업의 노하우, 기술, 경영지원이 가능한 CVC 투자의 경우 미국, 중국과 비교하여 한국은 건수 대비 금액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모기업과의 시너지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중점을 두는 CVC는 스타트업의 지속적, 안정적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보았습니다.  

CVC 투자유치 스타트업들은 전통적 벤처 캐피털 투자 유치 그룹 대비 기업공개 후 시장초과 수익률, 매출 증가율, 자산 수익률 증가분 등에서 모두 크게 앞섰다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건수 기준 CVC 비중이 가장 높은 반면 2018년 총 스타트업 투자액 기준 CVC 비중(17%)은 미국(40%), 중국(35%) 대비 낮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여러모로 한국 스타트업계의 생태계를 뒤돌아보게 하는 보고서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몇 년후 더 나은 지표를 읽을 기회가 있기를 기원하면서 글을 맺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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