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종목 '깜짝' 종목보다 3배 많아

(창업일보)이석형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주 실적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하회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장 추정치보다 10.6% 많은 9조220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SK하이닉스도 작년 4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자동차와 화장품, 건설, 화학, 유통 등 대부분의 대형주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았다. 더군다나 어닝쇼크를 기록한 종목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낸 종목보다 세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상장 79개 종목 중 실적추정치보다 10% 이상 영업이익이 낮은 종목은 42개에 달했다. 절반이 넘는 종목이 어닝쇼크 수준의 초라한 실적을 냈다는 의미다. 10% 이상 영업이익이 높은 깜짝실적 종목은 17개에 불과했다.

NH투자증권 김병연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145개 기업의 4분기 실적이 발표된 가운데 한 달 전 대비 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5.4%, 4.4%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어닝쇼크를 낸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이 짙은데 현재 분위기가 이어져 앞으로 어닝쇼크 기업들이 늘어날 경우 코스피 상승 탄력을 둔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1130억원의 영업이익이 기대됐으나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35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도 시장에서는 1460억원을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30% 하회한 1022억원에 그쳤다.

미래에셋대우 함승희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대비 30% 낮아 큰 폭의 괴리를 보였다"며 "중국 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제품 현지 생산과 관련한 로열티지급 규모가 예상보다 컸고, 급격한 내수 경기 악화로 면세와 온라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통 채널 매출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지주사인 아모레G의 경우에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030억원이었지만 실제로는 1344억원을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추정치를 33.7%나 하회한 것이다.

또 포스코는 시장 전망치보다 31.8%를 밑도는 47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현대차도 시장 전망치보다 28.5% 하회한 1조212억원에 그쳤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도 각각 22.9%, 20.5% 하회한 6799억원, 156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도 시장 추정치를 16.0% 밑돈 1284억원, 효성과 삼성SDS도 시장 추정치를 15.3%, 14.5% 밑돈 2151억원, 163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림산업(-44.2%), KCC(-49.6%), 한국항공우주(-51.4%), 삼성중공업(-51.4%) 등도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냈다.

반면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분기 시장 추정치를 크게 뛰어넘는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추정치보다 10.6% 많은 9조220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지난 2013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9조원을 넘겼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시황 악화로 2015년말부터 실적 하락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개선으로 작년 4분기 1조5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디램(D램)과 낸드(NAND)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반도체 호환기인 슈퍼사이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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