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둥지난간에 올라 선
아직 어린 갈매새는 주저하지 않는다.
굉음처럼 절벽에 부딪쳐 일어서는 파도의 울부짖음을.
두어번의 날갯짓으로 폐지를 넘기고.
어미가 날아간 허공을 응시하며 뛰어내린 순간. 쏴아,
날갯짓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강하던 몸이 떠올랐다.
-박복영, ‘갈매새, 번지점프를 하다’ 中에서
“회사안은 전쟁터지만 회사밖은 지옥이다”
이 말은 너무나 유명해져서 명언사전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드라마 ‘미생’이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것은 공감 때문이다. 누구나 그 상황에서 그렇게 느꼈을 법한, 그래서 내 이야기 같은, 살벌한 현대 직장인의 삶을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창업계도 수많은 장그래가 존재한다. 숱한 스타트업이 스타트했다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게 되고, 안타깝게도 일부는 종점에 다다르지 못하고 낙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은 스타트 UP해야 한다. 추락이 무서워 날지 않는다면 둥지안에서 구렁이의 밥이 될 뿐이다.
‘회사밖’ 에서 살아남아야 미생은 완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