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12년 만에 재가입 회사와 날선 대립각 세워

(창업일보)이석형 기자 =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의 구조조정 등에 강력 반발하며 사측과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노조는 12년 만에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재가입하는 등 업계서 '나홀로' 강성모드를 계속하고 있다.

이는 최근 국내 여타 조선사 노조가 쟁의행위를 자제하고 회사와 공동수주에 나서는 등 모습과 대비되는 행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구조조정 방침에 강력 반발하며 최근 산별노조로의 전환을 결정하는 등 회사와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내년 4월부로 비조선 부문을 분사하는 것에 특히 불만을 갖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분사를 통해 노조의 응집력을 분산시켜 임금삭감, 인력감축 등을 더 쉽게 하려는 의도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노조 12년만에 개별사업장노조에서 민주노총, 금속노조로 복귀 선언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사진 뉴시스. (c)창업일보.

2016년 한 해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임금협상 문제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동결을 제시하는 반면 노조는 월 9만원대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조선사들이 유례없던 수주가뭄으로 최악의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이같은 현대중공업 노조의 행보를 곱지 않게 보고 있다.

국내 여타 조선사 노조는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공감하고 불필요한 감정대립을 자제하는 한편 노사 공동수주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가고 있다.

같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나 현대미포조선 노조는 올해 기본급 동결에 합의하는 동시 일감확보를 위해 회사와 손을 맞잡았다.

미포조선 노조는 지난 10월 "일감 확보에 노사 따로 없다"며 노사 공동 수주팀을 구성을 회사에 제안했다. 그 결과 지난 4일 독일 선사로부터 7500㎥급 액화천연가스(LNG)벙커링선 한 척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삼호중공업 노사도 지난 13일 윤문균 사장과 유영창 노조 지회장 이름으로 국내외 선주 21개사에 감사편지를 보내며 노사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중공업 노조도 올해 4월 사측과 함께 해외 영업에 나섰다. 노사는 함께 해외 전시회에 나가 선박 발주를 호소하는 한편 노조는 거제조선소에 나와 있는 대형 선사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회사의 영업활동을 지원하기도 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최근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파업하지 않기로 채권단과 사측에 약속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가 금속노조로 복귀하면서 향후 노사관계가 더욱 가시밭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내년도 조선업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행태로 현대중공업의 경영정상화 작업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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