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식창업의 전성시대 만들어야
[칼럼] 지식창업의 전성시대 만들어야
  • 권영석
  • 승인 2019.04.22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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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돌아왔다. 몹시 피곤하고 우울해 보였다. 강씨는 실직을 한지 2년 반이 흘렀다. 고시원에서 원룸생활을 한지도 1년이 지났다. 아파트를 담보로 5억을 빌렸다. 그 중에 주식투자로 2억7천만 원을 날렸다. 남은 돈은 1억여 원이었다. 1억으로 월 150만원 이자와 생활비 400만원을 주면 고작 1년을 버틸 수 있다. 아직도 인생은 평균수명까지 40년이 남았다. 아내의 표정이 몹시 어두운 것도 이해가 됐다.

아내에게 와인을 건넸다. 강씨의 손은 전혀 떨리지 않았다, 추호의 흔들림도 없었다. 아내에게 건넨 와인에는 끔찍한 계획이 숨어 있었다. 아내는 아무 것도 눈치 채지 못한 채 와인을 아주 천천히 마셨다. 잠시 후에 아내는 깊은 잠에 떨어졌다. 그는 아내를 안방의 침대 위에 옮겨 뉘었다. 몹시 평온해 보였다.

이미 학원에서 돌아온 큰 딸도 깊은 잠에 빠졌다. 중학교 1학년. 아침 7시에 집을 떠나 학교수업이 3시경 끝나면 수학학원에 간다. 수학이 끝나고 떡볶이로 끼니를 때운 뒤 영어학원에 간다. 집에 오면 밤 12시가 넘는다. 그렇게 열심히 해도 좋은 대학에 갈지, 졸업 후에 취업이 될지, 취업이 돼도 자신처럼 해고될지 모른다. 수학학원을 마치고 온 큰딸이 배가 아프다고 했다. 강씨는 약국에 가서 약을 사왔다. 그리고 딸에게 물과 약을 건넸다. 딸은 이내 깊은 잠이 들었다. 딸도 아주 평온해 보였다.

8살인 막내딸은 제일 먼저 깊은 잠에 빠졌다. 새벽 2시, 이제 30분 정도만 지나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다. 그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무서운 계획은 잠시 지나가는 고통일 뿐이다. 그 고통은 아내에게도 두 딸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책상에 앉았다. 모두들 깊은 잠에 빠져 고요하고 평온했다. 노트를 꺼냈다. 그는 단 한줄의 문장을 쓰고 노트를 내려 놓았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조기룡)는 30일 ‘서초동 세 모녀 살해사건’ 피의자 강모(48)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6일 오전 3시쯤 서울 서초동 자신의 집에서 아내(44)와 맏딸(14), 둘째 딸(8)을 목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강씨는 아내와 맏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일보 2012년 1월 31일자’ 기사내용이다.

강씨가 지식창업을 했더라면 귀중한 지식과 경험을 살려 투자전문가나 재무전문가 혹은 재무전략 컨설턴트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는 직장생활을 할 때보다 창업자금 컨설턴트로 자신의 자유와 부를 더 누렸을 것이다. 오히려 그의 주식투자 실패경험은 훌륭한 자본으로 변했을 것이다. 그는 M&A 전문가가 될 수도 있었고 주식투자자의 성공수기를 읽고 실패를 하지 않도록 훌륭한 주식투자 컨설턴트로 활동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지식창업은 다양하고 많다. 지식창업을 선택했다면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그의 가족은 다시 행복을 되찾았을 것이다. 이렇게 끔직한 일을 저지른 것은 그가 자존감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그의 뇌속에는 엄청난 지식과 경험의 자산들이 들어있다. 그는 자신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가치와 돈으로 바꾸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신문기사를 보면 강씨와 같은 사건기사로부터 온통 구조조정과 실직 얘기가 넘쳐난다. 금융, 건설, 정유, 조선, 해운에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증시침체, 저금리 지속,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으로 감원의 장기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강씨와 같은 화이트칼라의 감원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세계 7위의 해운사인 한진해운은 단 몇 달만에 공중분해 되었다.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고 지방경제는 텅 비어 휘청거린다.

기업은 절대 자신이 망할 짓은 하지 않는다. 그래도 망하는 기업은 CEO가 결정을 잘못했을 때이다. 대기업은 더욱 그렇다. 대신 망가지고 부서지는 것은 근로자들이다. 그들뿐 만아니라 가족도 무너진다. 직장이 가족의 행복과 자신의 미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 직장생활은 자기 인생의 일부 여정일 뿐이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직장생활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지식창업의 전성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식창업시대를 만들지 못하면 강씨와 같은 비극은 계속 일어나고 증가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직장인으로서 개개인의 소중한 지식과 경험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베이비부머들만 1년에 1백만 명이상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있다. 

그들이 직장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은 소중하고 가치가 있다. 지식창업은 전문직이다. 이는 4차산업혁명에서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이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으로 대체 할 수 없다. 개개인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지식과 경험이 인터넷 플랫폼과 결합될 때 그것은 창의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은 이제 그들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여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식창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이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보다 직업수가 약 2~3천개 정도 적다고 한다. 그 이유는 지식창업과 같은 다양한 지식서비스 산업이 활성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선진국들은 지식창업생태계를 만들어 이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강씨는 지식창업가가 될 전형적인 지식과 경험 그리고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강한 성취욕구도 있었다. 하지만 훌륭한 자산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존속살해범이 되었다. 이것은 그가 자신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한순간 자존감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식창업은 실패와 좌절과 고통도 훌륭한 자산이 된다. 또한 지식창업은 자신의 가치를 찾게 해주고 자존감을 회복시켜준다. 그리고 속박으로부터의 자유와 풍족한 경제적 자유를 갖게 한다.

실직자들은 자존감 회복교육과 더불어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가치로 바꾸는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제 구조조정당한 실직자들은 자신의 소중한 자산을 확인하고 이를 자산화 할 수 있는 기술과 교육을 받아야만 한다.

“미안해 여보. 천국으로 잘 가렴. 나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 라는 한줄 유서대신

“사랑해 여보, 레스토랑으로 나와. 근사한데서 한턱낼게” 라는 행복메시지를 강씨로부터 받았으면 한다. 


글 / 권영석 한성대 교수. 한국지식창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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