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IMF) 때만큼 어려워... 정부, 내년 청년일자리 예산으로 2조6000억원을 배정

(창업일보)이석형 기자 = 청년실업률이 IMF 당시만큼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15~29세 실업률은 전년 동월보다 0.1%포인트 상승해 8.2%를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8.8%) 이후 가장 수치다.

청년실업률의 심각성은 올해 지표를 보면 그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1월 9.5%를 기록해 2000년(11.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고 2월(12.5%)에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높았다. 3월(11.8%), 4월(10.9%), 5월(9.7%) 역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 4개월 연속 기록행진을 벌였다.

6월(10.3%), 7월(9.2%), 8월(9.3%) 또한 외환위기 당시보다 조금 못한 수준을 보였고, 9월 9.4%로 또다시 역대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 10월 청년실업률은 8.5%로 1999년(8.6%) 이후 가장 높았다.

올해 들어서만 월별 최고치를 다섯 차례나 경신하는 등 지표 상으로는 외환위기 시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청년실업률이 8.2%를 기록 외환위기 수준으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내년에도 경기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돼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청년층 고용률이 과거의 높았던 때에 비하면 아직 낮다. 과거 높을 때는 45~6%까지 갔는데, 현재는 42%대로 회복 단계다"며 "기업에서도 신규 채용 규모를 축소하다보니 이런 모습이 당분간은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청년실업률의 또 다른 특징은 고학력 청년층의 실업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교육정도별 실업률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대졸 이상 15~29세 실업률이 과거에 비해 유독 높다.

대졸 이상 청년 실업률은 올해 1분기 10.7%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9.9%)와 3분기(9.1%)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문대 졸업을 제외하면 수치는 더 올라간다. 대학교졸이상 청년실업률은 1분기 11.8%, 2분기 11.8%, 3분기 11.2%로 연달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일자리가 특히 고학력 청년층의 수요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는 고학력 청년층의 눈높이를 맞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내년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현재 주요 기관들이 내년에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는 가운데, 국내 정치 혼란과 세계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 대내외 리스크가 산적해 있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고용시장 역시 반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지난달 '2016년 노동시장평가와 2017년 고용전망' 보고서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조선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 이슈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 둔화 양상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취업자수 증가를 제약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2017년 실업률은 경제위기에서 빠져나온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3.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고용의 양적 수준은 올해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질적 수준은 낮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청년층의 실업률 상승은 결코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과거보다 높다는 것은 청년 고용률이 안좋다는 뜻이기에, 청년층이 찾고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2017년 청년일자리 예산으로 2조6000억원을 배정했고, 이를 내년 1분기에 집중 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도 (경기가)어려울 전망이라 예산을 조기집행해 이를 뒷받침 한다는 차원"이라며 "(조기집행으로)하반기에 취업할 사람이 상반기에 취업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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