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 = 노대웅 기자] # 유튜버 A씨는 지금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드론으로 성산일출봉의 해뜨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하고 있다. 그의 원격조종에 드론은 시시각각 변하는 아름다운 태양을 선명한 고화질의 영상으로 실시간으로 전세계로 송출했다. 이 모습을 본 김씨의 오랜 구독자 마르첼로는 올 여름 제주 일출을 카메라에 담을 휴가계획을 짰다.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에 살고 있다. 

# 서울 E병원 의사 B씨는 오늘 경남 소매물도 주민들의 건강을 체크할 예정이다. 그는 인공지능(AI) 비서가 제공하는 진료차트를 바탕으로 소매물로 28번지에 거주하는 올해 76세 김춘란 할머니의 당뇨와 혈압을 체크하고 치매 인지 기능검사를 실시했다. 두 사람은 영상으로 연결된 원격진료에 전혀 애로를 느끼지 못했다.

# 칠레 소녀 이사 콘다도르 퀸타나는 BTS 공연을 직접 보는 것이 꿈이다. 얼마전 BTS가 브라질 공연을 다녀갔지만 칠레에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BTS 실황을 만끽하고 있다. VR(가상현실) 헤드셋을 쓰고 BTS 실황공연 영상 서비스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이홉과 슈가가 그녀의 눈앞으로 바로 걸어 들어왔다. 사람들은 환호했고 옆에 있던 소녀는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마치 실제 공연장에 있는 듯 그녀는 소리를 지르며 제이홉의 손을 잡으러 앞으로 나아갔다.  

이 모든 것은 5세대 이동통신 시대 우리가 충분히 맞딱드릴 수 있는 실제의 순간들이다. 이른바 5G(Generation)라고 불리는 차세대 이동통신 시대는 현재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 이상의 것들이 실현되는 기쁨을 제공한다. 

5G는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보다 무려 20배나 빠른 20G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가진다. 이는 2.5GB 영화 한편 다운로드 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1초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기지국 1곳에서 반경 1Km 이내 IoT 기기 100만개를 연결할 수 있다. 현재보다 10배나 많은 기기와 동시접속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는 이동통신사의 ‘데이터 무제한’ 상품과 연동되어 우리 생활 전반을 바꾸어 놓으며 게임, 영상, 드론, 음악, AR VR 등 실감콘텐츠 부분에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선 고화질의 동영상 서비스가 5G시대와 가장 관련이 깊다. 5G시대가 상용화 되면 현재의 풀HD영상보다 4배 혹은 16배 선명한 고화질의 영상을 끊김없는 스트리밍 서비스로 즐길 수 있다. 게임역시 다운로드없이 즉시 접속할 수 있는, 즉 하드웨어중심의 게임시대의 종식을 고할수도 있다. 어쩌면 더 이상 게임기가 필요없을지도 모른다. 스트리밍 기반의 클라우드 게임서비스는 하드웨어 사양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5G시대에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실감형 콘텐츠가 본격화된다. 앞서 살펴본 칠레 소녀 이사 콘다도르 퀸타나의 경우처럼 실제로 공연에 참석한 것 같은 가상공연을 즐길 수 있으며 소매물도 김춘란 할머니처럼 증강현실을 통한 원격진료도 가능하다. VR영상은 일반 영상보다 4배나 많은 데이터 용량이 필요하다. VR은 정지화면을 기준으로 한 화면이 약 7억2000만개의 픽셀로 구성되어 있다. 주변화면들까지 합치면 한 장면에 25억개의 픽셀이 초당 최고 120개의 프레임으로 빠른 속도로 이어져야 우리는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데이터 용량이 필요하다. 5G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실감형 콘텐츠가 5G시대의 콘텐츠를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도 이를 간파하고 ‘5G용 킬러 콘텐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 U+ 는 ‘스타데이트’처럼 유명 연예인을 눈앞에 실제로 보는 듯한 서비스나 유명 프로골프의 스윙장면을 원하는 속도로 돌려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VR을 이용해 1대1 영어코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KT의  ‘e스포츠라이브’는 게임 배틀이나 중계를 최대 5개까지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5G는 음악에 있어서도 고음질 무손상 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을 주며 특히 드론의 경우 서울에서 제주에 있는 드론을 조종할 수 있는 초원거리 원격제어도 가능하게 된다. 드론의 경우 초속 15m 이상의 속도로 날고 있는데 단 1초만 데이터 전송이 지연되면 치명적인 사고가 발송할수 있다. 하지만 5G기술을 적용하면 이러한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드론을 이용할 경우 먼 거리에 드론을 띄워놓고 원격조종하면서 초고화질의 영상을 송출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사업적으로나 사회자원적인 측면에서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5G기술이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이러한 정보통신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고속 데이터 전송속도가 가진 위력은 ICT영역을 넘어 자율주행, 제조, 생산, 스마트팩토리, 헬스, 원격진료, 스포츠, 게임, 구조, IoT, 교통, 농업 등 전 사회 및 산업분야로 확장된다는 점이다. 

5G기술을 이용하면 공장 생산라인을 통제할 수 있고 무선 기반 제조장비로 작업현황을 실시간으로 체크가능한 스마트팩토리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AI)을 적용하여 원거리 원격진료도 가능하며 드론 등을 이용한 조난자의 위치파악에도 탁월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차량사물간통신(V2X)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며 카인포테인먼트 개발이 활성화되면 현재의 물류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또한 360도 라이브 중계를 통해 1인 크리에이티브들의 활동 영역이 확장되며 AI와 연동하여 작업용 로봇, 구조용 로봇 등에 활용가능하다. VR AR을 통한 쇼핑과 체험형 스포츠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제반 요인들 때문에 5G기술이 갖는 사회경제적 가치도 지대하다. 영국시장조사기관 IHS의 5G기술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2035년이 되면 전세계적으로 12조 3000억달러의 경제창출효과가 있다고 내도봤다. 이를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1경 3774조원에 달하는 어마마한 돈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 역시 5G도입으로 얻는 사회경제적 가치 2025년에는 30조3235억원에 이르고 2030년 47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했다. 특히 스마트팩토리를 통한 제조업의 경제적 효과가 15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봤다. 

에릭슨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이면 세계인구의 40%가 5G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2018년 현재 5.6GB인 1인당 데이터 소비량은 2024에는 21GB로 4배 증가하며, 영상스트리밍 사용량은 지난해 3.4GB에서 16.3GB로 늘어난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5G시장의 외연 확대와 관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시장규모를 2026년에 이르면 전세계 2조317달러에 이른다고 봤다. 우리나라만해도 63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로 인해 2026년 15만명의 관련 인력의 일자리창출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이런 의미에서 여러모로 2019년 4월 3일은 역사적인 날이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개통한 날이기 때문이다. 이날 마치 첩보영화 찍듯 5G기술을 상용화한 첫 나라가 되기 위해 미국의 버라이즌과 타투었으나 한국이 2시간 빠른 차세대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첫 나라가 됐다. 이는 ‘세계최초’라는 단순한 상징적 의미를 넘어서 5G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수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G를 준비하는 세계통신업체 85개국 204개업체의 최정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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