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지갑을 열지 않는다. 소비심리가 위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럴 때는 대형 외식사업이나 백화점 등 고가 유통센터 등이 애를 먹는다. 반면에 저가 할인점이나 소점포 특색 아이템을 갖춘 사업이 인기를 끈다. 대표적인 것으로 메이커제품 할인점이나 사무용품할인점, 중고용품전문점, 생활잡화할인점 등이다. 또한 도시락전문점이나 저가의 음식배달사업도 괜찮다. 이들 업종 역시 '엄청' 잘된다기보다는 그래도 여타 업종에 비해 '낫다'라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불경기'는 업종을 막론하고 소비를 경색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불경기와 연관시켜 본 것일 뿐이지, 구체적이고 특수화된 지역적 변수를 고려하지 않는 것에 불과하다. 즉 '대한민국'이라는 특수한 지역적 사항을 입력해야 제대로 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그 변수의 첫 번째 요인으로 '높은 교육열'을 꼽는다. 적어도 교육관련 사업만큼은 우리 나라에서는 불경기와 무관하다. 물론 비용적인 한계는 감안해야 하겠지만. 이 말은 30만원 짜리 학원수업을 받는 사람이 경기가 좋지 않을 경우, 학원을 아예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10만원 짜리로 낮추어서라도 다닌다는 말이다.

또 다른 변수요인으로 신세대를 고객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경기를 비교적 덜 탄다는 것이다. 이는 불경기가 되면 청장년 층의 소비와 청소년층의 소비가 반비례의 그래프를 그린다는 것으로 증명된다. 즉 경기가 악화되면 어머니나 아버지는 허리를 졸라매지만 아이들의 소비수준은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 IMF 환란에 여실히 나타났다. 뭔가 이해할 수 없는 소비구조이지만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나라의 경제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여성관련 사업 역시 경기에 덜 민감하다. 오죽하면 "불경기엔 여심(女心)을 잡아라"라는 말이 생겼을까. 이는 여러 가지로 분석 가능하다. 여자들이 돈을 많이 쓴다는 것이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절대지출(생필품 및 기타 의식주관련 지출)'의 권한이 여성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여성미용과 관련한 사항은 그들에겐 생필품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관점에서 판단해야 한다. 즉 피부미용이나 다이어트전문점, 폼 내고 마실 수 있는 에스프레소커피 전문점에서의 지출은 정육점에서 고기를 끊으면서 내는 돈과 같은 개념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미(美)'의 가치를 최고로 치는 비교적 젊은 여성층에 한정되는 얘기다.

이러한 변수요인 외의 일반적인 현상으로 불경기엔 적어진 수입을 보충하려는 심리가 발동, 부업으로 눈을 돌린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부업거리로 고려할 수 있는 최적의 아이템은 적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도 일정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자판기 사업이다.  그리고 작은 창업비용을 들이고도 현상유지를 할 수 있는 소점포관련 사업 등도 비교적 불경기에  강한 사업아이템이 될 것이다. 투자한 것이 적은 만큼 리스크에 대한 불안심리를 최소화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특권층을 겨냥한 럭셔리비즈니스(luxury business)도 불황과 무관하다.  글 김수진 창업칼럼니스트.

* 외부원고의 경우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