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별관에서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창업일보 = 이호진 기자] 수출하락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수출액은 395억 6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보다 11.1% 감소했다. 1월(- 5.8%), 작년 12월(-12%)도 마이너스이다. 3개월 내리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정부가 수출계약서만 있어도 특별보증을 하는 등 235조원에 달하는 돈다발을 풀고 수출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지난 4일 홍남기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9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근간으로 하는  '수출활력 제고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235조원에 달하는 무역금융을 수출기업에게 지원하고 상반기 중에 수출마케팅비의 60%를 집행하기로 했다. 돈을 풀어서라도 수출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수출활력 제고대책’은 235조원의 금융을 바탕으로 하는 ▶단기수출활력 제고대책 ▶수출품목 다변화 ▶수요자 중심의 기술 구축 등 3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단기 수출활력 제고

우선 정부는 대폭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총 235조원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비해 15조 3000억원이 늘어났으며 2019년 당초 계획했던것 보다 3조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무엇보다 8대 무역금융 프로그램을 확대 신설하고 이를 [계약]→[제작]→[선적]→[결제]에 이르는 단계적인 수출 전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우선 계약 단계에서는 ▷新수출성장동력 특별지원을 신설하여 1000억원  ▷중소조선 선수금 환급보증 1000억원 ▷해외수입자 전대금융 확대 1조6000억원 ▷해외수입자 특별보증 신설 1000억원 등 1조9000억원을 입체적으로 지원한다는 복안이다.

제작단계에서는 ▷수출자금 대출보증 확대에 26조2500억원수 ▷수출계약기반 특별보증 신설 1000억원 등 26조3500억원을 배당해 수출계약후 제작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특히 자금난을 겪는 유망출기업에게는 수출계약서 만으로도 1000억원의  제작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수출계약기반 특별보증’은 눈여겨 볼 만하다. 

선적단계에서는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 신설 1조원, 직접 매입확대에 4조9000억원 ▷매출채권 조기 현금화 특별보증 신설 3000억원, 매출채권 기반 대출확대 1조 2000억원 등 7조4000원을 투입한다.

결제단계에서는 무역보험 보호범위를 확대하여 리스크를 경감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정부는 상담회, 전시회, 지사화 등 수출마케팅 확대와 효율화에 3528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글로벌 파트너링 1:1 매칭 상담회를 작년 26회에서 32회로 늘리기고 했으며, 하노버 메세, 두바이 오토메카니카 등 10개의 통합 한국관을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新남방·북방 지원 강화책으로 지난해 1355개사에서 올해는 1494개소로 지사를 늘리기로 했다. 더불어 대기업과 공공기관 등을 활용한 협력사 수출지원도 겸하기로 했다. 

또한 기존의 ‘수출전략회의’의 확대 개편하고 수출활력 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국가 차원의 수출 지원 시스템을 강화하기로 했다.

◇수출품목 및 시장 다변화

정부는 또한 주력 수출품목의 고도화를 위해 업종별 특성과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수출 차별화 전략을 위한 중단기적인 전략을 펴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시회 참관 및 중소 조선수출지원센터를 개소하는 등 중소·중견기업의 수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지능형 반도체, 5G, 스마트 생산시스템, 미래차 부품개발 등 대형 연구개발(R&D) 등 차세대 기술공정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로 했다.

또한 바이오·헬스, 콘텐츠, 농식품 등 신수출성장동력 아이템을 육성개발하는 등 다변화를 꾀하기로 했다. 

오는 5월경 오송과 대구에 ‘바이오·헬스’를 위한 글로벌 시험인증 시설을 구축하기로 하고 1분기 내로 차세대 배터리 산업인 ‘이차전지’ 육성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플랜트 프로젝트 금융 6조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정상외교를 연계한 수주지원도 하기로 했다. 또한 4월경 신설되는 ‘신한류보증’ 등 1000억원 대의 콘텐츠 펀드를 확대하기로 했다.

그리고 오는 6월과 9월 태국과 두바이에 한류·소비재 관련 대형 박람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농수산·식품을 위한 신선식품 판매관을 작년 18개에서 30개로 확충하기로 했다. 아울러 1000억원대의 수산물 수출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또한 정부는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등 신흥시장 진출을 강화한다. 新남방 정책으로 기간산업, 소재부품 공급망 진출을 위한 ASEAN 데스크를 설치하고 新북방정책을 위해 타쉬겐트 무역관을 3월 개관하여 중앙아시아 플랜트 수수지원센터도 설치한다. 아울러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응하기 위해 한·영 FTA 적기 체결도 추진하기로 했다.

◇수요자 중심의 수출기반 구축

정부는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 등 기업의 성장단계별 지원도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인도와 시애틀에 스타트업 혁신 거점을 구축한다. 또한 5월 경 코엑스에서 스타트업 글로벌 지원센터를 개원한다.

중소기업의 경우 전문무역상사, 온라인수출, 바우처 등을 지원하며 중견기업에게는 '월드클래스 300'에서 진화된 '월드클래스 플러스' 사업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을 지원한다.

이처럼 정부가 수출진작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지만 이것이 시장에서 제대로 약발이 받을지에 대해서는 미심쩍은 분석도 있다. 

왜냐하면 단기적인 금융지원만으로는 금세 효과가 나타날지 의문이고 무엇보다 정부돈으로 부실기업의 목숨만 연장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015년 1월에서 이듬해 7월까지 무려 19개월간의 연속적인 수출 감소 때에도 다양한 정부의 대책이 나왔지만 실제로 수출정상화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렸던 전례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지원 대책이 좀비 수출 기업들의 목숨을 연장하는 방편이 되거나 정부정책의 맹점을 악용한 부실 혹은 허위보증 등이 판칠까 우려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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