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최대주주 산은에 인수의향서 제출
산은 지분 2조1000억 수준…전망은 엇갈려
성사되면 대우조선 20년 만에 주인 찾아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 뉴시스

[창업일보 = 박성호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지분 55.7%를 보유하고 있다. 이르면 31일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상정해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경쟁력을 앞세워 2017년에 이어 작년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경영 정상화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7050억원으로 생산성 향상과 지속적인 영업이익으로 회사의 체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이러한 실적 개선과 국내 산업 구조 등을 고려해 지금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조선 시장을 고려할 때 과감한 인수합병(M&A)을 통해 빅2 체제로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앞서 지난해 6월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한국 조선업은 '빅2' 체제가 국가산업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도 이러한 진단에 공감하며 대우조선 매각을 검토해왔다.

산은이 가진 지분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기준 2조1000억원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조7000억원가량이다.여기에 현대중공업지주는 최근 사우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1조8000억원 어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해 해당 자금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실탄으로 쓰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산은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인수자금 조달에는 무리가 없지만 여전히 차입금만 2조원이 넘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인수가 성공하면 대우조선은 1999년 산은 주도의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래 20년 만에 주인을 찾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현대중공업은 31일 콘퍼런스콜 방식의 기업설명회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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