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성장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의견 분분
한국도 빠른 확산 가능성…적극적으로 대비해야

런던의 한 시민 휴대전화에 차량 공유회사 우버의 애플리케이션이 켜져 있다. AP뉴시스
런던의 한 시민 휴대전화에 차량 공유회사 우버의 애플리케이션이 켜져 있다. AP뉴시스

[창업일보 = 노대웅 기자]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해 신종 일자리와 고용 형태를 만들어내는 소위 '긱 경제(gig economy)'가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글로벌 긱 경제 현황 및 시사점(최기산 조사국 과장·김수한 조사역)'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세계 디지털 노동 플랫폼 산업 규모는 총매출액 기준 820억달러로 1년 전 수준보다 65% 성장했다. 

긱 경제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노동력이 거래되는 새로운 노동시장 트렌드다.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즉석으로 연주자를 섭외하는 공연을 '긱'으로 지칭하는 데에서 유래했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사례가 공유차량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우버(Uber)와 영국의 음식 배달 앱 딜리버루(Deliveroo) 등이다. 

이러한 플랫폼 기업들의 글로벌 자금조달 규모도 2017년 2분기 100억달러 수준으로 4년 전보다 60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종사자 수는 생산가능인구의 10% 미만 정도인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에서는 디지털 중개 종사자 수가 전체 취업자의 1%(161만명) 수준으로 분석됐고, 유럽연합(EU)에서는 성인 9.7%가 참여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과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7개국에서도 주1회 긱 경제에 참여하는 노동자가 전체 인구대비 5~12% 수준으로 파악됐다. 국내 통계는 아직 없다.

긱 경제가 고용이나 성장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일 수는 있지만 임시직 일자리를 늘려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고 소득 안정성을 저해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주로 전통산업을 대체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어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이 제한되고, 각 주체들간 갈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에 대해서는 긱 경제가 원가 절감 효과를 일으켜 상승 압력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데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라고 한은은 전했다. 

EU와 독일, 영국, 미국 등 각국에서는 긱 경제를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산업을 지원하면서도 기존 사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긱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 등이다. 우리나라도 긱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네트워크와 모바일 상거래 시장을 바탕으로 긱 경제의 도입과 확산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어 적극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긱 경제가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특성이 있어 진전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적절한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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