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협회 "사실상 원가 마진 공개하라는 것…헌법소원 제기하겠다"
공정위 즉각 대응 "마진 공개와 다르다…경쟁사에 공개도 안돼"

공정거래위원회가 차액가맹금을 놓고 프랜차이즈 업계와 충돌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차액가맹금을 놓고 프랜차이즈 업계와 충돌하고 있다.

[창업일보 = 문이윤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부터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차액가맹금' 등을 공개하라고 정한 시행령 개정안을 두고 프랜차이즈업계와 정면충돌하고 있다.

24일 업계와 정부에 따르면 프랜차이즈업계는 지난 23일 정부 방침에 대해 "사실상 원가와 마진을 공개하라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정부 정책에 대해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건 처음이다.

그러자 공정위는 다음날 "본부의 원가·마진 공개가 아니다"라며 곧바로 반박했다.

논란이 되는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파는 상품 가격에서 그 전에 가맹본부가 사들인 도매가격을 뺀 차액을 말한다. 만약 본부가 점주에게 물건을 1000원에 팔았는데 오히려 시중에선 그 물건값이 800원으로 더 낮을 경우 200원이 차액가맹금이 된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사실상 이 차액가맹금을 주 수입원으로 삼는다. 프랜차이즈 중에서도 특히 외식업종의 경우 90%가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공정위는 밝혔다.

공정위는 가맹본부가 브랜드 통일성 유지와 무관한 품목까지 자신으로부터만 구입하도록 강제하면서 높은 마진을 챙기는 건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본다. 공정위 관계자는 "쓰레기통이나 젓가락까지 구입시키면서 유통마진을 받는 것"이라며 "특히 그 과정에서 형·동생 등 특수관계인의 공장을 껴 높은 가격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지난해 4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필수 품목의 공급가 상·하한선 ▲가맹점 1곳당 차액가맹금의 평균 규모 및 매출대비 비율 ▲가맹본부의 특수관계인 영업 현황 등을 정보공개서에 기재하도록 했다.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점주에게 미리 비용을 예측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는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본부의 영업 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높을뿐더러 본부 영업 비용 등이 포함된 차액 가맹금이 공개되면 본사가 마치 과도한 마진을 취하는 것처럼 비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 협회는 "본부 공급가격은 가맹점에는 사실상 판매 제품 원가이고 개별품목별 공급가격이 경쟁업체에 공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프랜차이즈협회는 공정위의 시행령 내용이 법률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여기에 효력금지 가처분소송도 청구하기로 했다. 협회 관계자는 "타 산업에도 전례가 없는 과도한 규제로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위험이 높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어 "정보공개서에는 구입요구품목의 평균 차액가맹금 규모만 기재하기 때문에 개별 품목별 마진은 나오지 않는다"고 대응했다.

또 가맹본부의 구입가격은 기재하지 않고 점주에게 공급하는 가격만 기재하기 때문에 본부의 원가정보 역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경쟁업체에 영업비밀이 공개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가맹희망자에게만 공개되고 일반 소비자는 알 수 없는 정보"라고 반박했다. 정보공개서상에 평균 차액가맹금 규모나 매출대비 비율, 주요품목 공급가의 상·하한 등의 정보는 모두 일반에는 비공개된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공정위는 "가맹본부의 공급가격 역시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가맹희망자만 볼 수 있다"며 "가맹희망자의 경우 창업결정을 위해 자기가 부담해야 하는 가맹금의 규모를 알 필요가 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