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일부 친노지지자로부터 곤욕치러
안철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일부 친노지지자로부터 곤욕치러
  • 윤삼근 기자
  • 승인 2016.05.2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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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일보】윤삼근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3일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일부 친노 지지자들로부터 욕설을 듣는 등 곤욕을 치렀다. 이날 안 대표를 포함 국민의당 지도부가 탄 버스가 봉하마을에 도착하자마자 국민의 당을 욕하는 소리가 들렸으며, 안 대표는 추도식을 마치고 혹시 뿌려질 물에 대비해 ‘우산경호’를 받으며 봉화마을을 빠져 나왔다.

안철수.jpg▲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우산을 쓴 채 식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기사 뉴시스. ⓒ창업일보.
 

안 대표는 지난해 추도식과 올 1월 국민의당 창당을 앞두고 봉하마을을 참배했을 때도 친노 지지자에게 험한 말을 들은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추도식은 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으로 승격됐고, 상당수 친노 인사들이 국회에 입성했을 뿐 아니라 좌장인 문재인 전 대표가 당내 장악력을 완전히 회복한 터라 친노 지지층도 좀 더 포용력 있게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에서였다. 

여기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이날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추도식이 정중하고 엄숙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친노 지지층을 향해 당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 대표를 향한 이들의 분노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 했다.

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지도부가 봉하마을 입구에 도착한 것은 7주기 추도식을 40여분 앞둔 오후 1시20분께였다. 국민의당 버스가 들어서자마자 곳곳에서 욕설이 들리기 시작했다.

한 중년 시민은 국민의당 당직자에게 "박지원 이런 사람들, 차라리 오지 말라 그래"라고 소리쳤으며, 또 다른 주민은 국민의당 의원의 이름을 언급하며 "이 ××도 온다며?"라고 적개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안철수 대표의 봉하 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현수막도 걸려 있었으나 일부 성난 친노 지지층에겐 소용이 없었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봉하마을에 들어선 뒤 주차장에서 추도식 행사장까지 걸어서 이동하려 했지만, 돌발상황을 우려한 주최 측 요청으로 버스를 타고 묘역까지 이동해야 했다. 이에 일부 추모객이 "내려서 가 ×××들아"라고 거듭 욕설을 퍼부었다. 

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지도부는 묘역 인근에서 하차해 노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이 또다시 몰려와 "안철수 물러가라", "배신자" 등의 고성을 지르며 몰려들어 국민의당 측 사람들과 잠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몰려든 인파 속에서는 "물러가라"는 규탄조의 목소리와 "자제합시다", "절대 싸우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뒤섞여 나왔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빨갱이보다 못한 ××들"이라고 국민의당을 비난하는 험한 말도 튀어나왔다.

혼란 속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몰려든 인파로 인해 다른 지도부와 함께 사저에 들어서지 못하고 잠시 닫힌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뒤늦게 입장했다. 사저로 들어서는 국민의당 지도부를 향해 "너희들이 거기 가면 안 돼"라는 고함과 함께 일부 지지자들이 달려들어 한 때 문밖에서 행렬이 막히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에 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지도부는 15분여 동안 사저에 머무르다 추도식을 앞둔 오후 1시47분께 다시 모습을 드러냈지만 흥분한 지지자들을 돌려세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추모객들 사이에서는 다시 "이 ××들 시비 걸러 왔나", "여기 왜 와, 양아치 같은 놈이" 등의 고성이 튀어나왔다.

안 대표는 이후 곧장 추도식 무대 앞에 마련된 좌석으로 다가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으며, 이후 권양숙 여사와도 인사를 나누면서 곤욕 끝에 추도식에 참석했다.

안 대표는 추도식이 끝난 후엔 새누리당 및 더민주, 국민의당 지도부와 함께 권 여사를 예방했다. 그는 예방이 끝난 후엔 정문이 아닌 경호동을 통해 사저를 빠져나왔으며,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물세례'를 대비해 경호 인력들의 '우산 경호'를 받으며 봉하마을을 빠져나갔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경호동으로 빠져나온 것은) 재단에서 안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대표는 이후 비행기를 통해 상경했다. 그는 김포공항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기자들과 만나 추도식 참석 소감을 묻는 질문에 "뭐 매년 가는 건데"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그는 또 '힘든 하루를 보냈다'는 말에 "안 힘들었는데요"라며 "더워서 힘들었나, 올 여름은 진짜 더울 것 같다"고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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