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조석(朝夕)으로 변해 직업의 부침(浮沈)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하다. ‘95년 통합본 한국직업사전’ 이후 8년 만에 발간될 ‘2003년 통합본 한국직업사전’에는 많은 직업이 사라진 대신 그 이상의 직업들이 새로 등장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발간하는 직업사전의 직업명은 지난 2000년 1만2307개로, 5년 전인 1995년보다 770개가 늘어났으나 이후 ‘직업명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숫자는 공개하지 않는다. 2003년 사전에서 사라진 직업을 보면, 컴퓨터 등의 발달로 타자기 사용이 줄면서 타자기 수리원이 없어졌고, 대규모의 염전 발전으로 사람 손이 불필요해져 염전 감독(일명 염전 반장)이 역사 속의 단어가 됐다.

 

타자기 수리원, 염전 감독 등 '역사 속으로'

인터넷 복권개발원,  PC 보안전문가는 생겨

 

성냥이 라이터, 휴대용 가스버너 등으로 대체되면서 ‘성냥 제조원’이란 직업 역시 사전에서 제외됐다. 1917년 인천 동구 금곡동에 ‘조선인촌(朝鮮燐寸)’이 설립되면서 ‘인천에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 하~루에 한 갑 두 갑…’이라는 군인 애창곡을 낳았지만, 가사 중 ‘성냥공장 아가씨’도 이젠 사라질 위기다. 1970년대 후반까지 전국적으로 300여개에 달했던 성냥공장은 현재 경북 의성 등 3곳에서만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95년 이후 첫 등장한 직업들도 적지 않다. 이번 사전엔 주로 IT 분야(전자상거래 전문가, 컴퓨터 게임 개발자, 컴퓨터 보안 전문가 등 8개), 금융·보험 분야(인터넷 복권 개발원, 펀드매니저 등 4개), 경화원(硬化員·자외선 방지 플라스틱 제품 제조자), 이벤트학 교수, 바둑학 교수 등 15개가 새로 올랐다.

 

자격증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최근 10년 새 없어진 대표적인 자격증은 기능사보 종목이 없어지면서 108개 종목이 폐지된 것 외에 주산·부기, 생사(生絲)산업기사, 전화교환기능사, 유독물 기능사 등 5개 종목이다.

 

반면 올해부터는 게임그래픽 전문가, 텔레마케팅 관리사, 게임 프로그래밍 전문가, 디지털 제어 산업기사, 패션 머천다이징 산업기사 등 주로 영문이 많이 들어가는 자격증 32종이 신설된다. 자료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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