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문이윤 기자 = 정부가 6일을 강제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등 연휴가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정작 시민들은 즐길 여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5일인 어린이날과 주말사이에 낀 이른바 샌드위치데이인 지난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으로써 5~8일에 이르는 황금연휴를 만들었다. 여가 및 여행으로 인한 소비진작 등 경제적 효과가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이 임시공휴일로 만든 이유다. 

하지만 정부의 이러한 여가 사용 촉진에도 실제 대다수의 국민들은 경제적 부담과 업무 압박에 여가를 즐길 수 없는 현실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jpg▲ 제94회 어린이날인 5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에서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티켓을 끊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 뉴시스. ⓒ창업일보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인의 여가 시간은 통계를 처음 내기 시작한 1999년보다 오히려 짧아졌다. 

10세 이상 전 국민의 시간활용 변화를 보면 1999년 하루 평균 4시간50분이던 여가시간은 2014년 4시간49분으로 1분 줄었다. 큰 수치는 아니지만 15년새 주5일 근무가 자리잡으면서 토요일 여가가 늘어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토요일 여가 시간은 5시간14분에서 5시간41분으로 27분 늘어났지만 평일엔 4시간27분에서 4시간21분으로 6분, 일요일엔 6시간30분에서 6시간20분으로 10분 줄었다. 

여가시간 부족은 관광활성화 및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정부가 대대적으로 실시하는 봄·가을 관광주간의 참여 제약 요인이 되기도 한다. 

정부는 소비 심리를 촉진하고 국내 여행을 장려하는 등의 효과를 위해 지난해 봄(5월1일~14일)과 가을(10월19일~11월1일)에 각각 14일동안 관광주간을 실시한 바 있다. 

두 차례의 관광주간 기간 동안 여행을 했다는 응답은 각각 45.7%, 48.3%로 나타나 국민의 절반 가까이 여행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사 결과 여행을 가지 않은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히는 항목은 '여가시간 부족'이 1위(봄 66.3%, 가을 69.0%)였다. 

초·중·고 자율휴업 및 단기방학 시행에 있어서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학부모 휴가 여건 보장'이 1위를 차지했다. 

휴가 자체를 쓰기 힘들 뿐 아니라 '내가 원하는 때'에 휴가를 쓰지 못하는 직장인의 현실이 크게 작용하다보니 아이는 자율휴업을 할 수 있지만 부모는 휴가를 쓸 여건이 안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날씨 좋은 봄·가을에 여행을 가고 싶어도 장기 휴가는 여전히 눈치가 덜 보이는 여름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심원섭 목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여름에 휴가가 집중되는 현상은 도로 혼잡, 바가지 요금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비용 발생과 더불어 관광설비와 서비스 공급 대비 초과 수요로 인한 관광경험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며 "만족도가 떨어지다보니 해외여행을 촉진시키는 한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정부가 이 같은 점을 고려해 봄 관광주간과 겹치는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긴 했지만 적용을 민간기업의 자율에 맡기고 있어 반쪽자리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적 부담도 여가 활용에 만족하지 못하는 큰 원인이 된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 한국의 사회지표'를 보면 국민 중 여가시간 활용에 만족하는 사람은 26.0%로 4명 중 1명 꼴 밖에 되지 않는다. 2년 전보다도 1.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절반 이상이 '경제적 부담'(58.2%)때문에 불만족스럽다고 답했고 '시간 부족'(20.2%)이라는 답변이 그 뒤를 따랐다. 

이렇다보니 우리 국민들은 주로 돈을 덜 들이고 자투리 시간을 즐길 수 있는 'TV 시청'(69.9%)을 여가 시간에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가장 많이 하고 싶은 것으로는 여행이나 캠핑 등 '관광활동'(59.4%)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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