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前기무사령관 투신사건 전말
이재수 前기무사령관 투신사건 전말
  • 이무한 기자
  • 승인 2018.12.08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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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사무실 있는 송파구 오피스텔서 투신 
세월호 참사 유가족 민간인 사찰 등 혐의
"'쿵' 소리 난 후 미세한 흔들림도 느껴져"
"10분 뒤 건물 보안팀 "내려다보지 마세요"
"입회·토의하다 보면 상당한 압박감 느껴"
"'떳떳하다. 세월호 관련 활동 도왔다'고 해"
지인 "'내가 그런 거(사찰) 하는 사람이냐'고"
세월호 참사 유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 유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창업일보 = 이무한 기자]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7일 오후 2시48분께 지인 사무실이 있는 송파구 문정동 소재 오피스텔 건물 13층 내부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투신 사망한 이재수 전 사령관은 상당한 압박감을 느껴온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사령관이 투신한 건물은 변호사 사무실이 많은 지하 4층, 지상 15층 건물이다. 

당시 3층 사무실에 있던 박모(50)씨는 "'쿵'하는 소리를 들었고 미세한 흔들림을 감지했다"며 "10분쯤 뒤 건물 보안팀이 내려다보지 말라고 말했고, 처음 나와서 봤을 때 이미 흰 천으로 사체가 덮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해당 건물 입주 회사 직원 윤모(52)씨는 "피가 흥건했다. 발견 당시부터 의식이 없어 보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소방 당국은 오후 2시53분께 신고를 접수 받았으며, 오후 3시 현장에 도착했지만 사망 징후가 있어 경찰에 사건을 인계했다. 이 전 사령관의 손가방엔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는 이 건물 내 지인 사무실에 놓여있던 가방에서 발견됐다. 유서에는 이 전 사령관이 평소 지인 등에게 말해온 대로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송파구 가락본동에 있는 국립경찰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전 사령관의 변호인인 임천영 변호사(법무법인 로고스)는 경찰서와 병원 등에서 기자들과 만나 "평소 이 사건 관련해서 '내가 모두 책임지겠다'고 지인들에게 자주 말했었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수사 대상자라 세종시에 있는 본가도 가면 안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했다. 수사에 굉장한 압박을 느꼈다는 의미"라며 "이해 안 되는 부분이 있어 끝까지 한번 수사해 보자고 했지만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 것 같다. 제가 입회하고 토의하면서 보면 이 전 사령관이 상당한 압박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전 사령관이 자기는 '떳떳하다'(고 했다.) 세월호 구조와 탐색에 군인 36만명이 투입됐으니 당연히 기무사가 활동을 도와준 건데 마치 죄인처럼 취급하는 것에 대해 아주 억울해했다"고 전했다. 

이 전 사령관의 육군사관학교 후배라고 밝힌 A씨는 경찰서를 방문해 "후배들 걱정을 많이 했고 명예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다"며 "내가 장난으로 '형, (민간인) 사찰하는 거 아냐?'라고 하자 '내가 임무를 수행하지 그런 거 하는 사람이냐'고 했다"고 회상했다. 

이 전 사령관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투신 사망 소식에 "군인으로서 오랜 세월 헌신해 온 분의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 등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성향 등 동향과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사찰하게 하고, 경찰청 정보국으로부터 진보단체 집회 계획을 수집해 재향군인회에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달 27일 이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당시 군의 병력 및 장비가 대거 투입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부대 및 부대원들은 최선을 다해서 임무 수행을 했다. 한 점 부끄럼 없는 임무수행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 사찰도 임무수행의 일환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시 부대를 지휘했던 지휘관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이어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이달 3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앞서 기무사 의혹을 수사한 군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 대령)은 지난 6일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당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간인에 대한 무분별한 사찰을 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단에 따르면 기무사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6·4 지방선거 등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세월호 정국으로 당시 박근혜정부에 불리하게 여론이 조성되자 이를 조기 전환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과 대통령 지지율 회복을 위해 관련 TF를 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기무사는 세월호 관련 청와대 등 상부 관심사항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세월호 참사 이후 수차례에 걸쳐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주요직위자 등에게 유가족 사찰 정보 등 세월호 관련 현안을 보고하고, 후속 조치를 지시받아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단은 소강원(소장) 전 610부대장, 김병철(준장) 전 310 부대장, 손모(대령) 세월호TF 현장지원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기우진(준장) 전 유병언 검거TF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민간인 신분이 된 이 전 사령관 등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과 공조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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