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선 의원, 중기부 '관사 구입 물품 및 재물조사 목록' 통해 밝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시계산업협동조합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시계산업협동조합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대책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해달라고 역설하던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정작 관사 물품을 구매하면서 대기업 제품들로만 채워넣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기선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중기부가 제출한 '관사 구입 물품 및 재물조사 목록' 등에 따르면 홍 장관은 취임 이후인 지난해 11월15일부터 대전에서 새 관사를 임대해서 쓰고 있다. 해당 관사는 92.9㎡ 면적의 아파트로 3억3000만원에 전세로 임대했다.

 중기부는 현재 대전과 부산에 각각 1곳과 2곳의 관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밖에 대전에서 6곳의 관사를 임차 형식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전에서 소유하고 있는 76.6㎡ 면적의 관사는 중기부가 부처로 승격되기 이전인 중소기업청 시절 청장이 사용하던 곳으로 현재 차관이 지난해 7월부터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관에 제공할 관사가 부족해 새로 임대해 사용하게 됐다는 게 중기부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홍 장관은 새 관사에 입주하면서 자신이 사용할 26가지의 물품을 지난해 12월 새로 구매했다. 구매 품목은 TV, 냉장고, 세탁기, 진공청소기, 소파, 식탁 등으로 총 1620만원 규모다.

 그러나 이들 품목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83만원 상당의 TV와 공기청정기(57만원), 진공청소기(12만9000원) 등은 삼성전자 제품이었고 에어컨(195만원), 컴퓨터(110만원) 등은 LG전자 제품이다. 냉장고(141만원), 세탁기(50만원) 등은 동부대우전자 제품이다.

 심지어 침대(82만8000원)와 매트리스(189만원), 소파(235만8000원), 책상(39만9000원), 식탁(34만8000원) 등 15개 품목의 가구는 모두 현대리바트 제품이다. 현대리바트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다.

 이 때문에 그동안 중소기업 주무부처로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강조해온 홍 장관으로서는 이율배반적인 모습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홍 장관은 지난 7월 최저임금 인상 논란으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반발하던 당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해법으로 "노동자와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공동운명체다. 조금은 불편하시더라도 중소기업 상품을 사 주시기 바란다"면서 중소기업 제품 구매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중소기업 제품의 전도사를 자청하는 홍 장관의 말과 행동이 표리부동한 것"이라며 "중소기업을 살리겠다고 목소리만 냈지 정작 중소기업 제품 구매는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