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아티스트·스타트업 어울려 창의력 극대화
예술가·스타트업 등 창의생태계로 공유가치 창출
19일부터 나흘간 원효로서 '제로원 데이' 열어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서초구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제로원에서 입주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업무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서초구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제로원에서 입주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업무에 관해 토론하고 있다. 뉴시스

현대자동차그룹이 운영하는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제로원(ZER01NE)은 미디어 아티스트 및 스타트업 기업들이 어울려 창의력을 극대화하는 장소이다.

제로원은 2018년 3월 출범한 창의인재들의 놀이터로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부터, AI(인공지능), 로봇, 신소재, 전기차와 사회적 스타트업을 선발해 '제로원 액셀러레이터 펀드'의 자금 지원과, 작업 공간을 제공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혁신을 주도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협업, 공동 개발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에 필요한 기술 내재화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거대한 설치작품 같기도, 사무실 같기도, 골목길 같기도 하다. 출입문 정면에 펼쳐진 광장과 굽이굽이 꼬여있는 골목같은 복도를 따라 자리잡은 다양한 소재와 형태의 사무실들, 언제든 커피 한 잔 하며 쉴 수 있는 휴게실과 카페 공간, 곳곳의 이색 조형물들.

지난 11일 오후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 6층에 위치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제로원'을 찾았다. 미디어 아티스트들과 스타트업 기업들이 모여 창의력을 마음껏 발산하는 장소다.

제로원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대크레들에 이어 지난 3월 국내에 문을 연 오픈이노베이션 센터다. 제로원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 외부 파트너가 함께 성장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기업과 스타트업이 보유한 전문성이 크리에이터의 창의력, 상상력을 만나 시너지를 내는 협업 프로젝트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 입주 작가와 기업들의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간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다.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대표 작가로 선정됐던 이완 작가와 김도형 디자이너가 함께 디자인 컨셉을 만들고, '마을'을 콘셉트로 한 공간을 만들었다. 네모로 가득한 평범한 공간이 아니라 상상력이 살아있는 '놀이터'같은 공간에서 아티스트와 스타트업이 네트워킹하며 창의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제로원 파일럿 테스트를 위해 스타트업 7팀과 미디어 아티스트 20명을 선발, 이 공간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1기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미디어 아티스트들과 스타트업이 6개월간 이 곳에 모여 노는 듯 일하고, 일하는 듯 놀았다. 1기 크리에이터들은 현대차그룹의 '제로원 액셀러레이터 펀드'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면서 작업 공간을 사용했다.

크리에이터들은 1인당 월 15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심사를 거쳐 프로젝트별 최대 3000만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공용 스튜디오와 창작실, 3D프린터와 레이저커팅기 등 창작실 장비도 사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선정과 동시에 현대차그룹으로부터 5000만원을 투자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된 스타트업에는 추가 투자를 하고,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사업 팁스(TIPS) 프로그램 등을 통한 자금 매칭도 지원한다.

현대차그룹 전략기술본부 스타트업육성팀 최항집 부장은 "그룹이 1억원을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팁스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발전기금으로 5억원 이상을 추가지원할 수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10억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어 초기 유지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들도, 스타트업도 만족도는 매우 높다.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미지를 제작하는 최진훈 작가는 색과 형태가 디지털과 현상을 오갈 때 발생하는 오류를 탐구한다. 최 작가는 "제로원에 입주한 후 제 작품도 하고 다른 크리에이터들과도 함께 작업한다"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 아이디어도 많이 샘솟는다"고 말했다. 최 작가는 "경제적 지원도 큰 도움이 된다"며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별도로 일을 해야 하는 작가들이 많은데, 여유를 가지고 작품 제작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현박 작가는 기술을 이용해 전형적이지 않은 사물을 만들고, 제작 방식을 실험한다. 3D 프린터를 통해 소비자의 취향대로 조형되는 화병을 만드는 등 익숙하지 않은 접근과 감각으로 예외적인 가치를 구현한다. 현박 작가는 "제로원에서 다른 작가들과 만나 즐겁게 놀기도 하고, 이야기도 나눈다"며 "작업도 작업이지만 커뮤니티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제로원에 입주한 스타트업 '아우어리'는 지역을 재발견하고 성장시키는 지역 스토리셀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우어리 김지영 대표는 "설립하자마자 제로원에 입주해 초기 비즈니스 발굴, 개발 단계를 모두 제로원과 함께 했다"며 "사업 컨설팅은 물론 노무·회계·세무 등에 대한 컨설팅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사실 6개월은 좀 짧은 것 같지만 그 기간 동안 사업모델을 편하게 다질 수 있었고, 매출도 발생됐다"며 "이제 차가운 바깥으로 나가야 하는데, 여기서 쌓은 자양분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제로원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현대차의 첫번째 서비스 센터였던 구 원효로 서비스센터 부지에서 제로원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대중과 소통하는 체험행사 '제로원데이 2018'(ZER01NE DAY 2018)을 개최한다. 크리에이터들과 스타트업이 6개월간 진행한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과거의 흔적 위에 미래를 고민하는 대중들에게 놀이터를 제공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제로원을 통해 초기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관점에서 시작해 창의력을 사회적 보상과 연결하는 창의 생태계 실험에 성공한 후 궁극적으로는 공유가치(CSV)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최항집 부장은 "오픈이노베이션은 각자의 장점을 살려 파트너와 시너지를 만들고, 이를 통해 혁신을 이뤄가는 것"며 "제로원은 창의력 극대화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스타트업, 현대차그룹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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