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용산 개발 서울 전 지역 집값 상승에 영향
공급량 부족해 정부의 수요억제정책 효과 못 봐

서울 집값이 8.2규제 1년 만에 최대치로 급상승하고 있다.
서울 집값이 8.2규제 1년 만에 최대치로 급상승하고 있다.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한동안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최근 여의도 용산 등 개발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들어 최대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18일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전주 대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45% 상승했다. 지난 2월 이후로 6월 말까지 계속해서 떨어지던 증감률이 7월부터 오르기 시작하더니 이번에 최대치를 찍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용산 개발 발언이 집값 상승에 시발점이 됐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규제로 위축됐던 투자 수요가 정부의 개발 움직임에 자극을 받으면서 시장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보유세 등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생각보다 세지 않았고, 이에 대한 불확실성도 줄어들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쏠림 현상이 생기면서 집값 역시 오른 것으로 예측된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박 시장의 개발계획 발표로 수요자들이 기대감을 갖고 많이 움직였다"면서 "매도자들도 호가에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발표된 보유세 개편안이 시장의 기대치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돼 집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존에는 강남 지역이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했으나 최근에는 강남 이외에 비강남 지역도 집값이 오르면서 서울시 전역이 집값 상승을 이끄는 추세다. 

실제 KB국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서울 전 지역 집값은 전주 대비 0.10% 이상 올랐다. 강남권 상승률도 0.51%를 기록하며 올해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강남(0.65%), 강서(0.70%), 관악(0.67%), 서초(0.57%), 양천(0.60%)이 상승 흐름을 이끌었다.

강남 뿐 아니라 비강남권도 전주 대비 0.37%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도봉(0.51%), 마포(0.46%), 서대문(0.51%), 용산(0.48%), 은평(0.65%)이 비강남권 가운데서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처럼 비강남권의 집값이 오른 것은 강남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른 것에 따른 '갭 메우기'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 등 새로운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예정이지만, 시장에 공급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의 수요억제 정책이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가격이 오르는 건 공급이 부족하고 수요가 많다는 것인데 현재 서울은 둘 다 해당돼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양도세 중과, 재건축 규제 등으로 공급이 억제돼 있어 이를 해결하기 전엔 추가 규제 대책도 크게 소용이 없을 것"고 분석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에서 내놓은 매매거래지수 역시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고작 45.3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15.7) 수치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100을 넘기지 못했다. 매매거래지수는 100를 초과할수록 '활발하다'고 판단된다. 

양 소장은 "정부가 내놓은 수요억제 정책들로 인해 오히려 매물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공급 부족이 심해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기과열지구를 추가 지정한다고 해서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0.10%)도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0.20%)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광명(0.89%), 과천(0.56%) 집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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