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을 바늘로 찔러 피를 채취하는 대신 레이저로 천공해 당뇨를 검사하는 기기까지 나왔다. 고통이 훨씬 덜하고 위생적인 것이 특징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매일 스스로 혈당을 측정하고 있다. 바로 살짝 찔러 한 방울의 피를 뺀 다음 검사기에 넣어 즉석에서 혈당을 측정하고 있다. 여간 귀찮고 힘든 일이 아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안타깝다. 이 문제를 해결한 발명이 벌써 20여 년 전에 이루어졌다. 

피를 뽑지 않고도 혈당측정이 가능한 의료기기가 바로 그것이다. 휴대까지 가능한 이 획기적인 혈당측정 장치를 발명한 사람은 뉴멕시코대학 의과대학의 로빈슨박사팀과 미국 샌디아연구소의 의료기기 연구팀이다.

“당뇨병 환자들이 겪는 여러 가지 고통 중에 하나가 매일 혈당검사를 위해 피를 뽑는 일이지요. 검사를 위해 빼는 피의 양은 소량이지만 날마다 손가락을 찔리는 것은 큰 괴로움이 아닐 수 없지요.”

일러스트 김민재.
일러스트 김민재.

두 연구팀을 이끌어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낸 로빈슨박사의 발명 동기는 평범하였다. 그러나 결과는 놀랍다. 작은 계산기 크기의 기기 속에 손가락 하나만 집어넣으면 아무 고통 없이 혈당측정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의료기기는 오래된 핵무기 내부의 화학적 변화를 탐지하는데 사용하는 기술을 응용한 것이 특징이다.

“환자의 손가락이 기기 안에 들어오면 적외선 펄스가 손가락 조직으로 침투하여 스펙트럼으로 바뀌고, 이 스펙트럼을 화학계량 분석방법으로 평가하여 혈액속의 흡수된 포도당의 양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로빈슨박사에 따르면 이때 분석되는 수치는 환자의 손가락 두께와 피부의 색소 등 개개인의 차이를 모두 감안한 것으로, 그 오차는 제로에 가깝다는 것. 특허등록까지 마친 이 의료기기는 특히 수술할 때 심장박동을 측정해주는 장치와 마찬가지로 수술이나 산모가 아이를 분만하는 동안에도 계속 혈당 수치를 측정할 수도 있다.

특히 소수이기는 하지만 어린 당뇨병 환자에게는 더 없이 편리하고 안전하다. 어린이가 놀라지도 않아 매일 측정할 수도 있다. 로빈슨박사는 이 의료기기의 원리는 응용범위 또한 실로 넓다고 자랑한다. 즉, 이 원리를 응용하여 적외선을 이용, 혈액속의 콜레스테롤과 알코올을 측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왕연중 한국발명과학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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