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발명된 자기공명영상(MRI)는 현대의학에서 없어서는 안될 의료기기이다. 사진 부산백병원 제공.
1980년대 발명된 자기공명영상(MRI)는 현대의학에서 없어서는 안될 의료기기이다. 사진 부산백병원 제공.

자기공명영상(MRI)은 현대의학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과 달리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안전한 진단장비라 할 수 있다. 또한 컴퓨터 단층촬영은 단층 촬영만이 가능한 데 반해 자기공명 영상은 인체 내  필요한 각도를 자유자재로 선택해 촬영할 수 있음은 물론 해상도가 지금까지 발명된 진단장비중 가장 뛰어나다.

의학 영상기술의 시초는 1972년 X선을 이용한 X선 단층 촬영기로 볼 수 있다. 그 전까지는 2차원적인 단면만을 볼 수 있었던 영상기술이 X선 단층 촬영기법을 통해 3차원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을 시작으로 많은 2세대 영상 기술이 발명되었는데, 그중 첫째는 핵의학 부분에서 발전한 동위원소를 이용한 양전자 단층 촬영기(PET)이고, 또 다른 것이 핵자기 공명원리를 이용한 자기공명영상이다. 자기공명영상은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자기적 성질을 측정하여 컴퓨터를 통하여 재구성, 영상화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의 요체는 강한 자기장 안에서 수소 원자핵이 고주파를 방출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1946년 펠릭스 블로허와 에드워드 퍼셀이 발견했으며, 그 공로로 두 사람은 195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이 이론을 의학에 적용한 것이 자기공명영상 촬영 장치이다.

인체 조직은 모두 물을 함유하고 있고, 물 분자 속의 수소 원자가 풍부하기 때문에 고주파가 방출된 위치를 추적하면 인체 장기의 모양을 그대로 구성할 수 있다. 즉, 서로 다른 상태에 있는 물 분자에 강한 자기장이 걸리게 되면 고주파가 각각 다르게 방출되며, 이를 예민한 안테나로 모아서 영상화한 것이 자기공명영상이다.

자기공명영상 촬영 장치를 발명하는데 큰 기여를 한 사람은 미국 일리노이대 폴 로터버 교수로, 그는 1973년 물 분자에 가하는 자기장의 세기를 달리 하면 물 분자에서 방출되는 전파가 신체 어느 곳에서 방출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점점이 방출되는 신호를 선으로 표시하는 방법도 발명했다. 이로써 다른 방법으로는 볼 수 없던 몸속 장기를 2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한편 영국 노팅엄대 피터 맨스필드 교수는 이 기술의 실용화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맨스필드 교수는 수학을 동원해 자기장에 공명하는 물 분자의 신호를 더욱 빠른 속도로 분석하는 방법을 발명했다.  로터버 교수와 맨스필드 교수는 자기공명영상 발명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왕연중 한국발명과학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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