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5년에 만들어진 초창기 보청기는 안테나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디지털보청기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1855년에 만들어진 초창기 보청기는 안테나처럼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었다. 지금은 디지털보청기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보청기의 역사는 매우 길다. 그 유래를 추적해 보면 19세기 이전에 선원들이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도록 사용했던 트럼펫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는 일종의 집음기라고 할 수 있다. 약 15데시벨의 증폭이 가능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초의 보청기는 언제 누가 발명했을까? 미국의 보청기 역사박물관에 가면 알 수 있다. 이곳에는 1855년에 만들어진 보청기가 전시되어 있다. 요즘 안테나처럼 길이를 자유롭게 늘였다 줄였다 할 수는 있으나 그 길이가 엄청 크다. 즉, 늘리면 66센티미터, 줄여도 33센티미터나 된다. 마치 트럼펫 같다. 여기에는 1880년에 만들어진 보청기도 전시되어 있다. 이 보청기는 놋쇠로 만들어져 그 무개만도 만만치가 않을 것 같았다.

전화기의 발명가이기도 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도 1896년 보청기를 발명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벨의 발명은 진공관 대신 전기장치를 붙인 것이 특징이다. 전화기를 발명할 정도의 전문지식을 갖춘 벨에게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벨의 보청기는 상품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벨의 보청기는 전기장치가 장착된 최초의 보청기로 훗날 소형의 트랜지스터 보청기가 발명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할 수 있다.

보청기가 청각장애인들의 애용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보청기 전문회사인 ‘벨톤보청기’가 설립되면서 부터였다. 1940년 시카고의 한 작은 빌딩에 설립된 이 회사의 설립자는 발명가이기도 한 쌤과 페이였다. 두 사람은 회사 설립 3년만인 1943년 드디어 박스형 보청기를 시장에 내놓았다.

진공 3개로 음파증폭기를 만들고, 레시버로 귀에 꽂는 것이었다. 부피가 다소 크기는 했으나 청각 장애자들에게는 구세주 같은 선물이었다. 벨톤보청기는 단숨에 미국 전역에 소문이 날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쌤과 페이의 연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55년에는 등치 큰 진공관 대신 트랜지스터를 사용하여 작고 가벼우면서도 전기도 적게 들어가는 신제품을 선보였다. 디자인 또한 크게 발전하여 안경 형으로 안경테에 보청기를 붙여 놓았다. 산뜻한 디자인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자 1958년에는 귀걸이 모양을 선보이기도 했다.

어느 사이 벨톤보청기는 지구촌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 후 세계 각국에 크고 작은 보청기 회사가 등장하면서 보다 개선된 보청기들이 속속 선보였고, 이어 눈에 띄지 않는 귓속 형 보청기가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보청기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증폭기의 특성을 조절하게 되었고, 신호처리를 디지털 방식으로 하는 디지털 보청기까지 일상화되기에 이르렀다. 왕연중. 한국발명과학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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