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 네이버 등 주요기업, "인력영입전쟁"
삼성, 학계·업계 AI전문가 대거 영입…펀드조성·스타트업 인수도 적극적
LG, '구광모 시대' 개막…AI·로봇 4차산업혁명 먹거리 확보 적극적
SKT·네이버·카카오 등 IT 기업 발 AI 경쟁도 치열

LG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CTO 박일평 사장이 인공지능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개최한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CTO 박일평 사장이 인공지능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LG전자 제공.

삼성, LG 등 주요기업들이 로봇,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인재 영입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까지 국내 기업들은 저명한 석학이나 실리콘밸리 출신 등 학계와 산업계에서 IT 전문가 영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LG "AI·로봇 주력 미래먹거리로"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지난달 17일 "1000명 이상의 AI 엔지니어를 확보해야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AI 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AI에 종사하는 인력이 많지 않다.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얼마나 좋은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AI 기술과 인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연구기관이나 각종 기업들과 협업, AI 관련 스타트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Q펀드 조성, 전 세계에 구축하고 있는 AI센터 역시 이 같은 인재 확보 노력의 일환이다.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투자 조직인 삼성넥스트는 최근 AI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집중 투자하는 Q펀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창업 1년 이내 초기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투자해 AI분야 영향력을 키우는 게 목표다. 

Q펀드를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하면 미래 인재 수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조기에 AI 인재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영국, 러시아, 캐나다, 프랑스 등지에 AI센터를 여는 것 역시 인재 확보를 위함이다.

지난해부터 AI 석학 영입에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AI 연구역량 강화를 위해 영입했다고 밝힌 세바스찬 승 프리스턴대 교수와 다니엘 리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역시 해당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두 교수는 삼성전자에서 각각 최고연구과학자(CRS), 부사장 직책을 맡게 됐다. 

세바스찬 승 교수는 뇌 신경공학 기반의 AI 분야 최고 석학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니얼 리 교수는 MIT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은 AI로보틱스 최고 권위자 중 하나다. 두 교수는 지난 1999년 인간의 뇌 신경 작용에 영감을 얻어 인간의 지적활동을 모방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련 논문을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학계 출신 저명한 석학을 영입하는 한편 실리콘 밸리 출신의 검증된 IT 전문가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A분야 연구·개발(R&D) 담당 전무로 임명된 머신러닝 전문가 래리 헥 박사가 대표적이다.

헥 박사는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실리코밸리의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에서 AI 연구개발 총괄 수석 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AI 분야의 석학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05년 야후 R&D 부문을 맡아 검색에 AI기술을 도입햇고 이후 MS에 합류해 '코타나', 구글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개발했다. 

다른 그레이엄 온타리오 연구 및 혁신 광네트워크 최고경영자(CEO)도 영입해 토론토AI센터 책임자를 맡겼다. 20년 이상 음성인식과 로봇, 인공 신경망 등을 연구한 전문가다.

LG전자도 AI분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실리콘밸리에 이어 캐나다 토론토에도 AI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구광모 LG전자 상무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할 미래 먹거리 확보에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계획이다. 

토론토 AI랩에서 근무할 연구자 모집에도 나섰다.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통계 등 머신러닝이나 AI 관련된 분야에서 경력이 조건이다. 

LG전자 AI 전략 수립의 수장은 박일평 CTO(최고기술책임자)다. 지난해 글로벌 전장 업체 하만에서 전격 영입한 인물로 1년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이 됐다. 서초 연구·개발(R&D)센터와 실리콘밸리랩, 토론토 AI랩 등지를 연구 거점으로 삼아 LG전자의 AI 역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LG전자가 또 다른 미래먹거리로 주력하고 있는 로봇분야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31일 

LG전자는 지난해부터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 분야 등에서 로봇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로봇 시스템 엔지니어링(기구, 구동 메커니즘 설계, 센서 시스템 통합 설계) ▲로봇 임베디드 제어(메카트로닉(기계, 전자공학 결합) 설계, 센서 인터페이스 및 IoT(사물인터넷) 관련 기술 개발) ▲로봇 지능(머신러닝, 인공신경망 등 인공지능 알고리즘 응용 개발, 로봇 학습제어) 등이 채용분야다.

SK그룹은 AI 인재 확보를 위해 최근 미국으로 달려갔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각각 7일과 9일 미국에서 '2018 SK 글로벌 포럼'을 열었다. 현지의 우수 인재를 초청해 SK의 성장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는 석·박사급 인재와 미국 내 글로벌 기업에 근무 중인 과학자, 엔지니어 등 신성장동력 인재 340여명이 참석했다. 

SKT·네이버·카카오, IT기업도 AI인재 확보 적극

SK텔레콤도 최근 신설한 AI리서치 센터를 통해 AI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AI인재 영입에도 적극적이다. 김윤 SK텔레콤 AI리서치센터장은 지난 4월 "세계적인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재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소프트웨어 분야 능력이 탁월하고 사회적 책임 및 인간의 가치 구현을 잘 이해하는 인재를 찾는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 역시 SK텔레콤이 AI 역량 확보를 위해 영입한 AI 전문가다. 김 센터장은 애플에서 음성인식기술인 '시리(SIRI)'의 기술개발을 총괄했다. 올해 초 SK텔레콤이 AI 관련 조직을 확대하면서 영입했다. 현재 센터 인력은 약 30여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두 배가량 늘리는 게 목표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AI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다. 한성숙 대표는 지난 4월 "네이버는 AI, 블록체인 등 플랫폼 환경에서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인력에 투자 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는 사내 R&D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만든 '네이버랩스'를 통해 AI와 자율주행 분야 기술 축적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랩스유럽(구 XRCE) 인수를 통해 AI 전문인재 80여명을 한 번에 확보하는 성과도 거뒀다. 네이버랩스가 연구하고 있는 AI, 자율주행, 로봇 분야에 즉시 투입이 가능한 전문 인재라는 게 강점이다.

카카오는 본사의 AI 부문과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의 교류를 통해 AI 관련 핵심 기술 개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AI 부문 역시 현재 수백명의 인력을 확보해 규모가 상당한 편이다.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전문적 기술을 연구하고 본사 AI 부문은 실용적인 사업화 부문에 매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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