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70년 반목역사 종지부...평화 첫발 내디뎌"
북미, "70년 반목역사 종지부...평화 첫발 내디뎌"
  • 이지형 기자
  • 승인 2018.06.13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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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와 관계 정상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문 서명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안은 합의 못해...넘어야할 산 겹겹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업무 오찬을 한 뒤 산책하고 있다.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오찬을 한 뒤 산책하고 있다. 사진=싱가포르 통신정보부 제공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역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날 두 정상은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을 열고 한반도 분단 70년 만에 처음으로 북미 정상이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문안이 포함된 합의문에 서명했다. 나아가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안에 대해서까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반목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첫발을 내디뎠으나 아직 넘어야 할 난관이 겹겹이 쌓여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만남은 다소 어색했다. 두 정상은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하더라도 상대방을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 등으로 칭하며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 "불로 다스리겠다" 등의 험한 말을 주고받던 사이였다. 

공기가 바뀌는데 많은 시간은 필요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약 140분가량 단독·확대회담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임을 확인했다. 45분가량의 오찬과 10분가량의 산책까지 곁들인 두 정상은 합의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 서명에 앞서 "포괄적 문서"라면서도 "좋은 관계를 반영하는 결과물"이라고 자평했다. 김 위원장 또한 "지난 과거를 딛고 새로운 출발을 하는 역사적 서명"이라며 "세상은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거다"라고 호언했다. 두 정상은 서로에게 사의도 표했다. 

합의문은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에 대한 두 정상의 의지를 담았다. 두 정상은 합의문에서 "(북미의) 평화와 번영에 부합되는 새로운 관계 설립에 노력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에 노력한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은 4·27 남북 판문점선언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 전쟁포로·실종자 및 유해의 즉각 송환도 약속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이 "수십년간의 적대감과 긴장감을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 획기적인 행사였으며, (두 정상은) 이 합의문 조항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부분을 명문화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반나절의 대화를 통해 서로에게 사의를 표하고 "협상할 가치가 있고 똑똑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주고받을 정도의 유대감을 형성했다. 그리고 평양과 워싱턴 D.C 상호 방문을 공개적으로 언급할 정도의 관계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과거가 미래를 정의할 필요는 없다. 역사는 이 사실을 계속 증명해왔다. 적은 친구가 될 수 있다"며 대결과 반목의 70년 역사를 청산하는 데 함께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그러나 이번 합의에 안심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완전한 비핵화'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미는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달 27일부터 회담일 새벽까지 '의제' 실무협상을 7차례에 걸쳐 진행했으나 결국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까지 이르지 못했다. 정상회담 전날 폼페이오 국무장관까지 기자회견을 열어 CVID만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히며 장외전까지 펼쳤으나,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때까지도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럼에도 비핵화 목표를 달성할 것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그는 북한 비핵화 검증과 관련해 "신뢰 구축이 중요한데, 이미 어느 정도 했다고 생각한다"며 "검증도 할 것이다. (미국과 국제사회) 둘 다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과거 북미 제네바합의와 6자회담 9·19 공동성명 등을 계기로 북한이 핵 포기를 약속했다가 뒤집어진 전례가 있는 만큼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 또한 여전하다. 특히 모두 검증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했던 터라 이번 합의문 비핵화 부분에서 'Verifiable(검증 가능한)'과 'Irreversible(불가역적인)'이 빠졌다는 점을 들어 실패가 반복될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애초 '일괄타결'을 목표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한 만큼 비핵화 이행에 있어서 '속도'에만 집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기계적으로, 물리적으로는 최대한 빠르게 지나갈 것"이라면서도 "핵 문제는 복잡한 문제다. 없애잔다고 바로 없애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린다. 어떤 지점 넘어가면 돌아가기 어렵다. 언젠가 될 것"이라며 긴 호흡으로 진행할 의사도 있음을 확인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가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실하게 전했다. 

김 위원장은 확대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물론 여러 난관이 있겠지만 난 함께 훌륭한 출발을 한 오늘을 기회로 과업을 시작해볼 결심이 서 있다"며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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