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명은 ‘보다 아름답게, 보다 편리하게’ 하는 것.

2018년 발명특허인 신년인사회에서 성윤모 특허청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특허청 제공
2018년 발명특허인 신년인사회에서 성윤모 특허청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사진특허청 제공

'발명'을 국어사전에서는 ‘전에 없던 것을 새로 생각해 내거나 만들어 내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현장에서는 ‘보다 아름답게, 보다 편리하게’ 로 정의하고 있다. 실제로 보다 아름답게 하면 디자인 출원이 가능하고, 보다 편리하게 하면 특허 및 실용실안 출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발명을 하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은 매일같이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치며 살고 있다. 

문제도 크게 구분하자면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나 과정 등에 의해 그 날 그 시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굳이 문제를 만들어 풀어내는 문제이다. 작게는 나 개인을 시작으로 가족과 이웃 그리고 사회 문제나 정치․경제문제처럼 당면한 과제가 있고, 무언가를 찾아내 더욱 편리하거나, 아름다움의 추구를 위한 본능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문제이다.

인류의 역사는 발명의 역사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좀더 편해지고 싶고, 좀 더 아름다운 것을 갖고 싶은 자연스런 발상과 욕망이 오늘날의 문명사회를 이루어 낸 것이 이를 입증한다.

미국 듀퐁사의 가로자스 박사는 지금까지의 분자보다도 더 큰 분자를 찾아내고 싶다는 생각에서, 폴리에스텔과 폴리아미드를 발명해 낼 수 있었다. 외부로부터의 요구나 자극이 없고, 내적 욕망이나 욕구가 없는 사람에게서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다.

발명은 만들어진 문제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지구전체를 보더라도 문화는 주로 북반구에서 발달하였다. 남반구는 북반구에 비해 뒤떨어지고 있다. 그것은 남반구는 북반구에 비하여, 문제에 부딪치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편안한 것을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적당히 넘어가려 한다. 그런 가운데서는 아무런 진보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발명이란 무언가 ‘하고 싶은 마음’ 이 없이는 할 수 없다. 무엇이든 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설령 문제가 다가와도 보이지 않으며, 문제점이 주어져도 생각해 보기도 전에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정 지어 버린다. 전형적인 샐러리맨 토마스 캐리한은 어느 날,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타이피스트가 내용이 똑같은 것을 두 번씩이나 치는 것을 보고, 문제를 발견했다.

’똑같은 내용을 두 번씩이나 타이핑하는 것은 비생산적인 일이야.‘

타이피스트는 편지의 내용물에 수신인의 주소와 이름을 타이핑하고, 또 봉투에도 똑같은 내용을 되풀이하고 있었지만 일을 시키는 상관도, 지시를 받는 타이피스트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직 캐라한 만이 ‘개선해야한다’ 고 생각했다. 뾰족한 방법이 없어, 반복되는 일을 바라보며 답답해하던 캐리한이 어느 날, 손수건을 사러 갔다가 해결점을 찾아냈다. 봉투 안에 셀로판을 붙여 내용물이 훤히 보이도록 한, ‘창 봉투’ 는 이렇게 해서 태어난 것이다. 그의 발명품은 불과 한 시간 만에 태어났지만, 세계적인 특허품이 되어 상업용으로 이용되고 있다.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곳곳에서 문제를 안고 있지만, 창의성은 가둬 놓고 신이 주신 기막힌 두뇌 세포의 몇 십만 분의 일도 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는 것이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진정 값지고, 보람 있는 인생설계를 위해, 나 자신과, 가족과, 사회에 유익을 주는 발명으로 두뇌의 녹을 닦아내자. 글 왕연중. 한국발명과학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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