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수많은 사람 중에 나를 앞세워 줄 친구는 한 명 있는가?
저 수많은 사람 중에 나를 앞세워 줄 친구는 한 명 있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한번 대답해보라.

당황스럽다. 그의 물음이 너무 단촐해서가 아니라 그에 대한 답이 너무도 초라해서이다. 휴틴. 그는 생존율 1%라는 ‘호치민루트’ 를 뚫은 베트남 전쟁영웅이다.  종군기자이면서 시인이기도 한 그의 짧은 물음이 아침 단상을 흩트린다.

점입가경이다. 요즘 뉴스가 주는 불쾌감은 생경스럽다. 선거운동 중 같은 패끼리 노래방에서 의기투합하다 성추행이 발생했고 형의 아내가 남편의 동생을 위해서 기자회견을 열어 거짓해명을 탓하고 그의 여자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없는 여배우는 유튜브를 달군다. 

물에게 물었다. 물은 물과 어떻게 사는가? 물이 대답하기를. 우리는 서로 채워줍니다. 사람에게 묻기를...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스스로 한 번 대답해보라. -휴틴. <겨울편지> '사람에게 묻는다’ 中에서.

그가 쓴 다른 시는 더욱 놀랍다 ‘아내가 삼년동안 두 아이를 낳았다’ 나는 종종 임무수행중이었고 약을 구한 것은 친구들이었다. ‘쌀이나 설탕을 사러 늘어선 행렬에서 친구들은 나를 앞자리에 세워주었다’ 

사람에게 물어보자. 나를 앞자리에 세워줄 친구가 몇 명이나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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