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란트는 특허청을 찾아가 자신의 발명을 ‘주석 깡통을 이용한 식품밀봉용기’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을 마쳤다.

제철의 싱싱한 국산 고등어를 잡아 지느러미와 꼬리를 깨끗이 가공해 캔에 담았다. 오뚜기 꽁치와 마찬가지로 국내 최초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 오뚜기 제공.
제철의 싱싱한 국산 고등어를 잡아 지느러미와 꼬리를 깨끗이 가공해 캔에 담았다. 오뚜기 꽁치와 마찬가지로 국내 최초로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 인증을 획득했다. 사진 오뚜기 제공.

아페르가 병조림을 발명한 지 10년쯤 지난 어느 겨울이었다. 영국에 살고 있는 주석기술자 듀란트는 병조림을 애용하는 사람 중의 하나로 점심시간이 되면 식사를 병조림으로 해결하곤 했다. 그러다보니 병조림을 식료품 가게에서 사다 먹는 일이 많았다. 그런데 병조림을 따다가 손이 다치는 일도 있었고, 뚜껑의 양초가 병 속으로 흘러들어가거나 잘못해서 떨어뜨려 병이 깨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유난히 차가운 날씨여서 기온은 영하를 오르내리고 있었지만 주문 받은 주석 깡통을 만드느라 추운 줄도 모르고 분주하게 일했다. 그러다가 점심때가 되자 듀란트는 가게에서 병조림을 사왔다. 그러나 병조림의 음식은 너무 차가워 먹을 수가 없었다.

‘이거 배는 고픈데⋯ 이렇게 차가운 것을 먹으면 뱃속까지 얼겠는걸. 어떻게 데워 먹는 방법이 없을까?’

이렇게 중얼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듀란트는 마침 피워 놓은 난로를 발견했다. 뜨겁게 달아오른 난로를 보자 갑자기 생각난 듯 그는 조금 전까지 만들고 있던 깡통을 하나 가져왔다.

‘깡통에 덜어서 데워먹으면 될 걸. 왜 내가 진작 그 생각을 못했지?’

듀란트는 들고 온 깡통에 병조림의 음식을 쏟아 부었다. 그것을 난로에 얹어 놓았더니 금방 뜨겁게 데워졌다. 오랜만에 점심식사를 맛있게 할 수 있었다.

‘아, 따뜻한 점심을 먹었더니 속까지 다 따뜻하네. 이렇게 편리한 용기가 있는데 왜 굳이 병을 사용해 음식을 담을까?’

듀란트는 병 대신 주석 깡통을 사용한다면 깨질 염려도 없고, 콜크 마개를 밀봉하기위해 양초를 덮어씌울 필요도 없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또, 오늘처럼 추운 겨울에는 아무 데서나 쉽게 다시 데워먹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자, 주석 깡통이야말로 훨씬 편리한 용기라는 확신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병조림을 깡통조림으로 바꿀 수 있을까?’

듀란트는 주석 깡통에 음식물을 담고, 주석으로 뚜껑을 만들어 덮어보았다. 며칠을 그렇게 깡통을 이용하여 음식을 먹다보니 다른 사람들 생각이 났다.

‘가만, 다른 사람들도 병 대신 깡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듀란트는 특허청을 찾아가 자신의 발명을 ‘주석 깡통을 이용한 식품밀봉용기’라는 이름으로 특허출원을 마쳤다. 1819년의 일이었다.

특허등록을 받게 된 듀란트의 주석 깡통 용기는 인기가 대단했다. 수입도 주석기술자 때보다 10배가 넘었다.

한편, 세계 최초의 통조림 공장은 1930년 영국의 사업가에 의해 세워졌다.

글 왕연중. 한국과학발명교육연구소장.

 

키워드

저작권자 © 창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