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경험했을 땐, 우선 실패의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실패를 디딤돌로 하여 전혀 다른 창의력을 발휘때에야 비로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과의 대화에 앞서 실패 후 재도전 중인 강정완 공사박사 대표에게 일자리우수기업인 삼덕통상에서 제작한 신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 16일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중소·벤처기업 및 소상공인과의 대화에 앞서 실패 후 재도전 중인 강정완 공사박사 대표에게 일자리우수기업인 삼덕통상에서 제작한 신발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인생이라는 긴 항로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시련들이 포진하고 있다.

그 중에는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작은 시련도 있지만, 때로는 삶의 의미를 퇴색시킬 만큼 큰 곤란과 위험도 있다. 이 곤경 앞에서 나 자신이 취한 태도는 어떤 것이었나 생각해보자. 조상을 잘못 만난 탓이라고 원망 섞인 넋두리를 늘어놓지는 않았는지, 아니면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모든 것이 끝났노라고 소리를 지르며 울지는 않았는지. 자신뿐 아니라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살펴보자. 실패라는 괴물 앞에 선 사람들의 대응방식이 어떻게 다른가.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있는 말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이 말을 곤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상투적인 인사말쯤으로 여기는 것 같은데, 이는 실패의 진정한 묘미를 모르는 무지에서 나온 실수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은 성공하는 자를 위한 행동강령이다. 그것은 실패한 뒤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성공을 느긋이 기다리라는 태만한 주문이 아니다. 오히려 실패를 뼈저리게 가슴에 새겨 넣고, 아픔을 각오하라는 무형의 채찍인 것 이다.

아기를 낳으려는 산모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게 된다. 어떤 아픔도 그에 비길 바가 못 된다고들 한다. 말 못하는 짐승이나,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나, 이 점에 있어선 다를 것이 없다. 성공을 낳으려는 실패라는 이름의 어머니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뼈를 깎는 고통과 노력이 있어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변변한 노력조차도 않고, 뒤로 빠지는 사람에 있어서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실패를 경험했을 땐, 우선 실패의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실패의 원인분석이나, 새로운 방향의 모색은 그 뒤에 자연히 따라오는 과정이다. 다음 단계는 이 실패를 디딤돌로 하여 전혀 다른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할 때에야 비로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될 수 있다. 

때로는 실패 자체가 예기치 않은 성공으로 재탄생되기도 한다. 새로운 인도항로의 개발을 위해 콜럼버스는 배의 진로를 서쪽으로 잡았다. 그러나 천신만고 끝에 그가 도착한 곳은 인도와는 털끝만큼도 상관이 없는 대륙이었다. 애초에 그가 정했던 목표에는 크게 어긋나는 실패였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실패가 가져온 결과는 너무나 놀라운 것이었다. 유럽인의 미 대륙 발견. 유럽역사, 아니 인류의 역사를 뒤흔드는 대 발견, 콜럼버스 자신은 전혀 예기치 않은 성과였다.

일본의 한 비누 제조 회사도 실패를 적절히 이용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 사건은 신상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였다. 비누 원료를 지나치게 가열하는 바람에 막대한 양의 원료가 끓어 넘쳐 못쓰게 되어버린 것이었다. 회사의 관계자들은 모두 당황하여 일대 소동이 일어났다.  책임자는 문책을 받고 쫓겨날 입장이었고, 회사는 원료손실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손해를 감수해야할 처지였다. 규모가 비교적 작은 중소기업이었으므로 더욱 충격이 큰 것이었다.

그때, 그 회사의 사장의 결단은 놀라웠다. 그녀는 아무도 문책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하여 회사의 소동을 가라앉히곤, 곧바로 쓸모없게 된 비누거품을 이용할 방도를 짜내었다. 놀라운 정신력과 침착성으로 실패에 정면 대응한 것이다. 그 결과 그녀는 물에 뜨는 비누라는 아이디어 상품을 발명하게 되었고, 회사는 시련에서 벗어나 성장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악재가 일순간에 호재로 둔갑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실패를 모두 관대하게 받아들여야한다는 것은 아니다. 때에 따라, 실패는 심한 질책을 받아 마땅한 것이기도 하다. 비극의 세월호 침몰 사고나 성수대교를 무너뜨린 부실공사,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화재 등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적용하여 등을 토닥일 수는 없는 것이다. 

실패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말은 실패가 예상되는 일을 무모하게 추진하라는 뜻이 아니다. ‘틀려서는 안 된다’라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라는 말이다. 실패를 통해서 새로운 것을 얻는다면 굳이 성공의 길로 들어서지 않더라도, 많은 인생의 도움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서 얻는 기쁨은 성공의 그것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실패를 단순한 시련으로 보느냐, 성공의 기회로 보느냐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신의 생각에 달려있다. 다만, 명심할 것은 간단한 생각의 차이가 영원한 실패, 혹은 성공으로 크게 명암을 가른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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