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빈 스톤은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였다. 종이를 가늘게 말았다 뿐인데 그의 종이빨대는 어엿한 발명상품이 되어 팔리기 시작했다. 공장이 세워지고, 마빈은 한순간에 노동자에서 기업주로 변신하였다.

공장근로자 마빈스톤은 종이빨대 개발로 기업주가 되었다.  사진=서울지방우정청 제공
공장근로자 마빈스톤은 종이빨대 개발로 기업주가 되었다. 사진=서울지방우정청 제공

종이빨대와 사람의 인연은 1888년 미국 워싱턴의 포장마차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물론 그 이전에도 밀의 줄기인 밀대를 이용하여 빨대 용도로 사용했다.

종이빨대의 발명가 마빈 스톤은 담배공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노동자로써, 그에게 주어진 일은 종이로 담배를 마는 일이었다.

마빈이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면 생각이 많고 단순한 의문에도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도 마빈에게 넘어가면 천지가 개벽할 일로 변하곤 했다.

예를 들면 포장마차에서 위스키와 함께 내놓는 밀대 같은 것. 밀대는 위스키를 빨아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공되는 것인데, 더운 날씨에 위스키의 맛이 변하지 않도록 하는 배려였다. 술잔을 손으로 잡고 마시면 위스키의 온도가 올라가 맛이 상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어찌되었던 위스키와 밀대는 그 당시로는 떨어질 수  없는 관계였다.

그런데 마빈은 이 밀대에 관심을 가지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이었다. 마빈이 밀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밀대 특유의 향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즉, 밀대로 위스키를 빨아 먹으면 밀대 특유의 향기가 같이 빨려나와 위스키의 맛을 해친다는 것이었다.

   ‘밀대를 대신할만한 것이 없을까?’

술잔을 앞에 두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마빈. 밀대를 유심히 보던 그는 문득 그 모양이 자신이 늘 만드는 담배의 종이와 비슷하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맞아! 종이를 둥글게 말아도 밀대랑 비슷할 거야!’

일러스트 김민재.
일러스트 김민재.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일은 아주 간단했다. 늘 하던 식으로 종이를 둥글게 말아 접착제를 사용해 살짝 끝마무리를 하면 되었다. 마빈은 자랑할 심산으로 자신이 만든 종이 빨대를 단골 포장마차에 가져갔다.

마빈의 종이빨대는 대인기였다. 시험용으로 몇 개를 가져가 자랑했을 뿐인데 며칠 사이 온 장안의 주당들에게 알려졌다. 풀냄새 나는 밀대를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마빈의 종이 빨대에 대한 소문이 퍼져 나갔던 것이다.

종이를 가늘게 말았다 뿐인데 그의 종이빨대는 어엿한 발명상품이 되어 팔리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종이빨대 생산을 위한 공장이 세워지고, 마빈은 한순간에 노동자에서 기업주로 변신하였다. 게다가 행운이 따랐음인지 레모네이드라는 새로운 음료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면서, 마빈의 종이빨대도 함께 인기가 치솟았다. 레모네이드와 종이빨대가 한 상품처럼 소비자에게 유행한 것이다.

종이빨대는 1년도 안되어 포장마차는 물론이고 카페, 음식점, 기차 내 식당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고, 얼마 후엔 아예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종이빨대는 그 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재질도 종이에서 합성수지로 바뀌고, 색깔도 다양해지고, 구부러지는 고품질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글 왕중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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