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었는가? 그가 남긴 수많은 발명메모를 통해서이다. 천재성이 번뜩이는 그림과 아이디어로 가득 찬 그의 발명노트는 많은 발명가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천재성은 그의 메모에서 시작한다.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 샌즈가 운영하는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이 지난 2015년 전시한 ‘다반치: 미래의 설계전’ 중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빅 크로스 보우’(1485) 설계도. 사진 제공=마리나베이 샌즈.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천재성은 그의 메모에서 시작한다. 싱가포르의 복합리조트 마리나베이 샌즈가 운영하는 ‘아트사이언스 뮤지엄’이 지난 2015년 전시한 ‘다반치: 미래의 설계전’ 중 레오나르도 다빈치(1452~1519)의 ‘빅 크로스 보우’(1485) 설계도. 사진 제공=마리나베이 샌즈.

아이디어 상품으로 유명한 3M사의 경우 사원들에게 1인당 한 권의 아이디어 공책을 가지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한다. 업무도중에 떠오르는 생각을 흘려버리지 말고 아이디어 공책에 기록했다가 회의시간을 통해 공개하도록 한다는 것.

3M은 이 아이디어를 꼼꼼히 검토하여 신제품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3M만의 다양한 상품이 모두 이 아이디어 공책에서 나온 것이다. 심지어 회사의 경쟁력이 직원 공책의 더럽기에 비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의 유명한 발명가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머리맡에 늘 작은 수첩과 볼펜을 챙겨둔다고 한다. 꿈에서 얻은 아이디어조차도 기록하겠다는 심산이다. 일어나자마자 꿈에서 본 것들을 적는다니 발명가들의 기록습관은 도저히 못 말릴 정도다. 

우리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천재성을 어디서 확인할 수 있었는가? 그가 남긴 수많은 발명메모를 통해서이다. 천재성이 번뜩이는 그림과 아이디어로 가득 찬 그의 발명노트는 많은 발명가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이제 아이디어를 털끝까지 세세히 남길 수 있지 않은가? 예전에는 그저 메모지의 기록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만 지금은 너무나 많은 기기들이 있다. 일일이 글자로 남기는 것이 어렵다면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녹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글은 생각을 남기는 도중에 어휘의 한계 때문에 그 내용이 다소 줄어들 수도 있고, 본래 생각과 다르게 기록될 수도 있다. 그러나 떠오른 생각을 바로바로 말로 읊어 둔다면 한 가지도 잃지 않고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다. 특히 녹음은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도 기록이 가능하므로 아주 쓸모 있다. 

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이 회의내용을 녹음하는 습관을 가진 것도 우연이 아니다. 자칫 빠트릴 수 있는 안건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이런 치밀함이 성공의 비결일 것이다. 

인기 가수 모씨는 운전 중에 떠오른 악상을 그대로 녹음기에 흥얼거려 뒀다가 작곡에 활용한다고 한다. 갑자기 떠오른 악상은 쉽게 잊혀 지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바로 녹음해 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가 오랫동안 좋은 가수이자 작곡가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기록하는 습관 때문이지 않을까.

또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떤 형상이나 현상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었다면 글로 표현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색을 표현하는 것도 언어에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땐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능력 있는 디자이너들의 가방 안에 늘 작은 카메라가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매력적인 패턴을 보면 습관적으로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게다가 요즘에는 핸드폰이나 스마트폰으로도 촬영이 가능하다. 작고 가벼운 디지털 카메라 제품이 시중에 많이 나와 있다. 그때그때 영상을 찍어서 컴퓨터에 저장해둔다면 언제든지 생생한 사진 자료를 볼 수 있다. 
 컴퓨터를 잘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컴퓨터는 종이와 달리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글자가 퇴색하거나 닳아 없어지지 않으므로 많은 정보를 잘 정리해두면 언제든지 원하는 자료를 몇 개의 단추로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아주 요긴하다. 
 그러나 기록은 이런 첨단기기가 없더라도 작은 수첩과 볼펜만 있어도 만사형통이다. 사진이 필요하다면 간단하게 스케치도 하고, 아이디어의 끄나풀을 짐작할 수 있는 단어 몇 개라도 적어둔다면 그것으로 좋다. 그것만으로도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는 아이디어를 다시 잡아올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메모를 다시 정리해두는 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록하는 것만 중요시 여긴다면 말짱 헛일이다. 수첩을 다시 뒤져서 자기가 가지고 있는 기록들을 수시로 음미해보고 필요한 것을 골라서 사용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물론 작은 종이쪽지 등에 급하게 남긴 메모는 다시 공책에 옮겨 분실하지 않도록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글 왕연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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