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출산유아용품 전문점(‘프랜드리베이비’ 청량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오용순(58)·양은미(33)씨는 모녀간의 사랑이라는 경쟁력으로 창업했다. “딸이 임신을 했을 때였어요. 출산 때가 가까워져 출산용품을 사러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적이 있어요. 마땅한 물건을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물건이 괜찮다 싶으면 가격이 너무 비싸고요”. 이런 출산유아용품들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면 사람들이 많이 찾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딸과 함께 관련 정보를 찾아 봤다. 수익성과 함께 전망도 밝아 보였다. 지난해 8월 오픈한 이 가게의 월 매출은 2천만원에 순수익은 5백만원을 웃돈다고 한다. “나이 드신 손님들은 제가 맡고 젊은 손님들은 딸이 맡습니다. 손님들도 편안한가 봐요”

 

부부·형제·자매끼리 오순도순 창업

 

가족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가족창업’에 나서 성공신화를 쌓아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경기위축으로 창업시장도 잔뜩 움츠린 가운데 창업의 어려움을 타개하는 대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가족창업의 당면 목표는 높은 수익이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나가는 것. 이를 위해서 세상에서 가장 가깝다는 부부, 끈끈한 정을 나누는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용감한 형제자매가 뭉치고 있다.

 

가족창업은 우리 사회에서 동업과 함께 그동안 ‘가까운 사람끼리 금전거래를 해서는 안된다’는 오래된 관습과 함께 금기시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소자본 창업붐과 함께 소액자금으로도 창업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창업형태의 하나로 자리를 잡고 있다. 가장 흔한 가족창업의 유형이 바로 부부창업이다. 부부가 서로 역할을 분담하며 경영하기 때문에 성공확률도 높다. 남편은 배달 및 마케팅 업무를 맡고, 아내는 점포 내부운영을 전담하는 등 서로의 역할을 정확하게 분리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부부가 함께 하기에 적합한 업종으로는 신세대형 퓨전 치킨 전문점, 황태요리 전문점, 메밀우동 전문점 등이 있다.

 

가족간 신뢰가 바탕돼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창업을 하는 경우는 세대간의 조화가 중요하다. 부모의 경험과 신세대 자녀의 적극성이 합쳐진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부모와 자녀 창업을 위한 창업 아이템으로는 출산유아용품 전문점, 아동복 할인점, 반찬 전문점 등을 들 수 있다. 형제창업의 경우 창업에 앞서 각자의 역할과 지분관계 등을 명확히하지 않으면 다른 가족창업 케이스에 비해 내부분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아이템으로는 생과일 아이스크림 전문점, 어린이 이동입체영화관 사업, 세계맥주전문점 등을 꼽을 수 있다. 자매창업의 경우는 여성이기 때문에 꼼꼼하고 세심한 부분이 필요한 사업에 적합하다. 아로마 보디용품 전문점, 베이글 전문점, 샌드위치 전문점 등이 있다.

 

가족창업을 시작했을 때 성공여부는 창업자들 간에 얼마나 손발이 잘 맞느냐에 달려있다. 가족간의 단합과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사업은 물론 가족간의 우애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효율적인 사업운영을 중시하고 서로를 인격적으로 배려해야 하는 등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가족간의 우애와 사랑을 경쟁력으로 바꾸는 지혜가 가족창업의 관건이다. 자료원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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