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일보】문이윤 기자 = [# A.] 실질금리가 1%대로 떨어질 것이다. 이자세금 등을 감안하면 예치금리가 제로이거나 오히려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저금리 기조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을 공산이 크다.

[# B.] 72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의 탈 직장화가 본격화 됐다. 전체 인구의 15%에 달하는 이들은 답답하다. 기껏해야 50대 초중반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들은 직장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들 대부분이 대학생이거나 고등학생 자녀를 두었다. 가장 쓰임새가 많은 나이대인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무언가든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 C.] 올해 56세인 김모씨는 대기업 인사부장으로 있다 지난여름 퇴직했다. 그가 받은 퇴직금은 1억 8천만 원 정도. 아파트 담보대출 2억 원을 보태 총 3억여 원의 창업자금으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을 운영하다 6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수십 년을 책상에만 앉아서 근무했던 그가 운영하기에 빵집은 생각보다 고도의 운영전략을 요구했고, 무엇보다 그의 경쟁자가 너무 많았다. 재작년에 졸업한 아들은 아직 취직을 하지 못했고 대학졸업반인 딸은 일찌감치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투자형 창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정금액을 투자하면 전문적인 운영자가 대신 매장을 운영하고 투자자는 매월 수익의 배당을 받아가는 방식이다.  창업경험이 없거나 은퇴창업자가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투자형 창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 = 김희영 기자. C. 창업일보.

 

[#A][#B][#C]는 은퇴 가장이라면 누구나가 인지하고 있는 불편하고 답답한 현실이다. 기업은 퇴직을 요구하고 심지어 일할 자리마저 쉽게 내주지 않으려 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창업하자니 치열한 경쟁자와 불투명한 경제 불황이 발목을 잡는다. 매달 쓰임새는 빤한데, 손 놓고 있을 수만은 더더욱 없다. 뭔 가라도 해야 한다.

<> 만일 그렇다면, ‘투자형 창업’ 그 대안이 될 수도 있겠다. 이 역시 위험스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경험은 없지만 퇴직금이라고 하는 일정의 자본력을 가진 은퇴창업자들에게 어쩌면 최고의 묘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투자형 창업’은 말 그대로 투자와 창업을 합한 것으로 투자자와 운영자가 합작하여 창업하는 시스템이다. 경험이 없지만 자금력을 보유한 창업자와, 투자한 금액을 바탕으로 노련한 운영경험과 공고한 시스템으로 매장을 운영하는 관리자가 공동 창업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매장의 운영은 전문 경영인이 하고 투자는 일반인이 하는 것이다. 다수의 창업자가 자본금을 투자하면 전문 운영자가 매장을 운영하여 투자한 지분만큼의 수익을 공유하는 것이다.

<> 투자형 창업의 장점은 무엇보다 경험이 없는 사람도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매장 운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므로 운영에 대한 실무지식이 없더라도 창업에 참여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투자형 창업은 비교적 안정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투자형 창업의 운영자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업체이다. 이들 업체의 경우 그동안 운영한 노하우와 공고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 창업보다 신뢰성이 높다.

운영 초기부터 수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투자형 창업의 커다란 이점이다. 일반창업의 경우 오픈 후 최소 몇 달이 지나야 정상적인 매출을 바라볼 수 있지만 투자형 창업의 본질상 운영주체인 프랜차이즈가 창업 즉시 바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러한 여러 가지 장점 때문에 요즘 프랜차이즈 업체와 투자자가 만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서로의 수요와 요구가 합치하는 접점을 찾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여러 가지 합리적인 수익모델을 제시하고 창업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버거킹이나 맥도날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부터 커피전문점, 일식집, 돈가스, 한식집, 분식점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체가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고 있다.

한식 뷔페 전문점 풀잎채는 투자형 창업 방식을 운영하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 중의 하나이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천안의 한 매장은 여러 명의 투자자가 10억여 원의 자금을 대고 운영은 본사에서 파견한 전문 인력이 맡았다. 현재 이 매장의 월 매출액은 2억여 원. 재료비 인건비 임대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매출의 최고 15% 까지 나온다. 2억 원을 투자한 C씨의 배당금은 월 500만원이 넘는다.

다수의 투자자가 합작하기 때문에 자본금이 커지고 따라서 목이 좋은 대형매장을 오픈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도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처럼 인기를 끌자 대형커피전문점을 위시하여 맥도날드, 이바돔감자탕, 하루엔소쿠, 이자카야 등 내로라할 만한 대형 프랜차차이즈 업체가 대부분 투자형 창업방식을 운영하고 있다.

<> 그러나, 모든 투자형 창업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 역시 자칫하면 실패의 수렁으로 빠진다. 특히 운영자와 투자자가 다르고, 또한 다수의 투자자가 함께하는 것이므로 의견조율이 매우 중요한데, 이를 맞추지 못하여 서로 불신하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형 창업을 성공시키려면 먼저, 투자형 창업이라는 본질적인 시스템을 이해해야 한다. 이 운영 방식은 투자와 운영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 투자자는 자신이 투자한 돈에 대해 일정부분 ‘잊음’이 필요하다. 지나치게 운영에 간섭한다거나 자신이 투자한 돈에 대한 지분만을 파고들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이다.

창업아이템을 선정할 때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아무리 전문가가 운영한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인 트렌드나 대세 파악정도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급적이면 안정적인 아이템에 손을 대야 한다. 일시적인 유행을 타는 아이템이나 아직 시장에 검증받지 않은 신생 아이템은 보류하는 것이 좋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투자자를 모으기 전까지는 자신의 아이템은 반드시 성공한다고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 중에도 반드시 옥석은 있게 마련이다. 운영시스템을 검증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실제 운영하고 있는 매장 방문도 할 필요가 있다.

쉽게 얻으려고만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분명 투자형 창업이 은퇴창업자이든 혹은 창업에 관심을 가진 자본가들에게 일정의 대안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끝까지 성공하게 하는 것은 투자형 창업이든 프랜차이즈 창업이든, 독립창업이든 ‘끊임없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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