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초 최종실사보고서 나오면 자금지원

산업은행과 GM이 한국지엠의 정상화를 위해 조건부 금융제공에 합의했다. 댄 암만 GM 총괄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GM사태 관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카허카젬 한국GM사장. 사진 뉴시스.

(창업일보)노대웅 기자 = 한국GM 정상화를 위해 산업은행과 GM이 조건부 금융제공에 합의하고 내달 초 최종 실사보고서가 나오면 중순께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26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댄 암만 GM 총괄사장을 만나 조건부 금융제공확약서 발급에 합의했다. 

최종 실사 결과 긍정적인 내용을 전제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달 초 최종 실사보고서가 나오면 중순 전 법적 구속력이 있는 확약서를 발급하고 자금을 지원한다. 

GM은 '뉴 머니'(신규 투자) 기준 당초 제시한 23억 달러보다 13억 달러 증액한 36억 달러, 약 3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올드 머니'까지 포함하면 총 64억 달러, 약 6조9000억원을 지원하는 것이다. 

산은은 지분율, GM의 장기 경영유지, 비토권 등과 연계해 '뉴 머니' 총 7억5000만 달러, 약 8000억원을 투입한다.    

산은 관계자는 "세부적인 내용 확정을 위한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고 최종 협상시까지 구체적 내용은 비공개"라며 "5월 중순 전까지 협상 완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GM의 '먹튀'를 방지하기 위해 정부와 산은이 요구한 최소 10년 이상 한국 체류는 GM 측에서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GM의 주요 자산 처분을 포함한 중요 의사결정에 산은이 관여할 수 있는 비토권(거부권)도 얻어냈다. 대신 그간 산은이 요구해 왔던 대주주 차등감자는 철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은 관계자는 "차등감자의 경우 GM 측에서 대주주들이 절대 납득할 수 없다며 계속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부분"이라며 "차등감자 없이 비토권을 가질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GM측이 한국시각으로 이날 저녁 미국에서 진행되는 1분기 기업설명회(IR) 컨퍼런스콜 전 협상을 마무리 짓길 희망, 'GM 2인자'인 암만 사장이 전격 방한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급물살을 탔다. 

암만 사장은 이날 오전 산은에서 이동걸 회장을 만난 후 국회를 찾아 "대부분 중요한 문제 해결이 거의 마무리 돼 가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급성을 갖고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암만 사장은 "특히 지난 수 주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고 지난 주말 한국GM 노사가 잠정합의를 이뤘다"며 "중요했던 노사협상에 있어 모든 관계자가 건설적인 방향을 취했던 것은 바람직하다"고 호평했다. 

여당 한국GM대책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미국은 한국과 달라서 주주들의 영향력이 크다"며 "법적 효력을 갖는 합의서가 나오기 전까지는 자금 집행이 어렵다"고 미국 IR 전 합의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산은과 GM의 협상 전제조건이었던 노사 임단협 잠정 합의안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총 67.3%의 찬성률을 보이며 이날 최종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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