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빌트인 시장서 유럽 40% 차지…미주보다 4배 높아

LG전자가 超(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SIGNATURE KITCHEN SUITE)'를 앞세워 유럽 프리미엄 빌트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고 밝혔다. 사진 = LG전자 제공.

(창업일보)노대웅 기자 =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계가 세계 최대 프리미엄 빌트인(Built-in·붙박이) 가전시장인 유럽 공략에 나섰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 3대 박람회인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 나란히 참가했다. 밀라노 가구박람회는 160개국에서 2000개 이상 기업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다. 

삼성전자는 991㎡의 대규모 단독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국내 가전업체로는 유일하게 주방 부문 전시회인 '유로쿠치나'에 참가했다.

2006년 유럽 시장에서 빌트인 가전의 핵심인 오븐 쿡탑 시장에 '듀얼쿡'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냉장고와 식기세척기 등 전체 빌트인 가전 제품군을 완성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앞세워 유럽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첫 전시인 것을 감안해 유럽의 명품 가구업체들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내세웠다. 이탈리아 최고급 주방가구업체 톤첼리와 발쿠치네가 자사 전시관에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제품을 소개했고, 이탈리아 명품 가구 브랜드 나뚜찌는 LG전자와 협업한 IoT 거실을 공개했다.

빌트인 가전은 가구 안에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을 배치하는 것으로 성능과 디자인에 더해 공간의 효율성을 강조한다. 대표적인 프리미엄 가전 시장으로 주로 유럽, 북미 등 선진국에서 발달해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빌트인 가전 시장 규모는 450억달러(약 48조원) 수준으로 전체 가전 시장의 30%를 차지한다. 특히 빌트인 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의 성장세는 두 자리 수를 유지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유럽은 연간 빌트인 가전시장 규모가 185억달러로 전체 가전 시장의 40%를 점유한다. 미주 시장(46억달러)보다 규모가 4배나 크다. 

이 같은 성장에도 글로벌 빌트인 가전 시장에서 국내 업계의 입지는 좁다. 해당 시장에서는 서브제로&울프, 서마도, 밀레, 모노그램 등 유럽·미국브랜드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빌트인 분야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2016년 9월 미국의 프리미엄 가전업체인 데이코를 1억5000만달러(약 1600억원)에 인수했다. 이달 말 데이코와 협업한 한국 특화 빌트인 제품을 판매하고 하반기에는 전용 쇼룸을 확대할 계획이다.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출시한 LG전자는 유럽 초프리미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연내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주요 유럽 국가에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LG전자는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지만 빌트인 시장에서는 신생아 수준"이라며 "가전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제품과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는 것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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