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인수의사 접더라도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통한 관계 지속 예상

(창업일보)이석형 기자 = 삼성전자가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FCA) 계열 자동차 부품 기업 '마그네티 마렐리(Magneti Marelli)'에 대한 인수합병(M&A)에 대한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수이사를 접드라도 지분투자를 통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FCA 이사회는 자회사 마그네티 마렐리 분사(스핀오프)를 결정, 승인하고 기업공개(IPO)를 통한 밀라노 증권거래소 상장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FCA의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CEO는 "이 단계를 통해 FCA 주주들에게 가치를 부여 할 것"이라며 "마그네티 마렐리는 전략적 유연성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오는 6월 주주들에게 전달될 '사업계획 2018~2022'의 큰 계획의 일부라고 밝혔다. 

다만 WSJ은 FCA의 이같은 계획에 삼성전자와 매각 불발 관련 내용을 언급하면서 "스핀오프는 매각 추진 이후가 될 것"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국내에서도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후 삼성전자와 FCA간 마그네티 마렐리 M&A 협상이 재개된 것으로 보고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은만큼 추가적인 굵직한 베팅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한차례 인수가 무산된 마그네티 마렐리를 품으려는 의지를 꺾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이재용 부회장은 석방 후 첫 공식행보였던 지난 유럽 출장 기간 FCA의 지주회사인 엑소르그룹 경영진과도 비공식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부채가 많은 FCA가 기업가치가 높은 자회사 마그네티 마렐리의 분사와 기업공개를 통해 FCA의 부채를 덜어내겠다는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면서도 "이사회에서 공식적으로 분사 결정을 승인, 확정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수를 타진하고 있을 삼성전자에 대한 압박용이거나 몸값을 높이기 위한 제스쳐로 보인다"고 말했다. 

FCA가 사실상 시기를 못박으며 회사를 분사시켜 IPO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확정한 만큼, 인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삼성전자 측도 정해진 시간내에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앞서 FCA는 지난 2015년 자회사 페라리를 분사시켜 뉴욕 증시에 상장시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인수한 하만과 마그네티 마렐리 간 중첩되는 부분이 있어 시너지 효과가 떨어진다는 판단이 있긴하지만 최종 결정은 전장 사업을 사실상 주도하는 이 부회장의 몫"이라며 "이 부회장이 오랜 기간 엑소르그룹 이사회 사외이사로 활동해왔고,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에 애착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M&A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삼성전자가 높은 매입 가격이나 시너지 효과 저조 등의 이유로 인수 의사를 완전히 접어, 결국 마그네티 마렐리가 기업공개 수순을 밟는 경우에도 지분투자 등을 통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등 양측의 관계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2016년 삼성전자는 전기차 부품 비즈니스 및 다양한 사업 협력 강화를 위해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중국 BYD의 유상증자에 참여, 5000억원을 투자해 지분의 2%를 확보한 전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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