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최후 통첩 4월2일 법정관리 신청할 것 vs 노조, '법원이 청산하지 않을 것' 기대...문제는 국내 기업의 자금력

금호타이어 노조가 30일로 예정된 채권단의 최후 통첩에도 불구하고 총파업을 진행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창업일보)노대웅 기자 =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이 채권단의 최후통첩에도 불구하고 오는 30일 총파업을 진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 채권단은 28일 '더블스타로의 인수가 아닐 경우 법정관리행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최후통첩한 상태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해외매각 반대를 외치며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약정서 체결'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30일에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대로라면 금호타이어는  법정관리행 수순에 돌입한 뒤 청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의 마지막 히든 카드가 무엇일지, 법정관리 수순을 밟겠다는 것인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채권단은 다음달 2일 금호타이어 임시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신청 안건을 의결한 뒤 같은 날 오후 1시께 서울회생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키로 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더블스타가 철회하는 불상사가 생기면 그 순간 모든 건 다 끝난다"며 "더 이상 논의할 의미도 없고 제3자도 의미없다. 남은 방법은 소위 질서 있는 퇴출을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권단 측에서는 타이어뱅크 등 제 3의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해도 회사를 회생시킬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 회장은 "만약 삼성전자가 금호타이어를 6463억원에 인수하고 1조원을 더 내놓는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렵다"며 "우리와 직접 접촉한 적도 없는 현실성 낮은 제3자가 갑자기 나타난 것에 대해 지금 이 시점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일축했다. 

노조가 인수 의향을 밝힌 국내 기업이 2곳 더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노조가 더블스타와 동일조건으로 인수하려는 제3자 얘기를 하는데 45% 지분 6463억원으로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며 "그 돈으로는 중국공장만 처리하고 끝난다"고 말했다. 

노조는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를 가더라도 법원이 이 회사를 쉽게 청산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인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는 실사 과정에서 존속 가치보다 청산 가치가 높게 나왔기 때문에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경우 법원의 판단 아래 청산 작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회생 절차를 밟을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권에서 광주·전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금호타이어를 쉽게 청산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이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계산을 바탕으로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행을 선동하고 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는 중이다.  

노조가 더블스타로의 매각보다 법정관리행을 선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서서히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국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국내 공장 가동률을 낮출 수 있고 국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질 경우 고임금을 받고 있는 국내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최악의 경우 더블스타가 고용보장 기간이 끝난 이후 국내 공장 철수를 선언할 수 있고 상아이차, GM대우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회사가 해외 자본에 매각될 경우 근로자들은 서서히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것이다 .

변수는 타이어뱅크를 포함한 제 3의 국내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 뒤 정상 궤도로 올려놓을 수 있을 지 여부다. 

타이어뱅크는 지난 27일 금호타이어에 대한 인수 추진 의사를 밝혔다. 

문제는 타이어뱅크의 본사 직원이 70명에 불과하고 2016년 기준 37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이다. 5000여명의 직원과 3조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금호타이어에 비해 턱없이 작은 규모다. 

채권단은 타이어뱅크 등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기업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경영정상화 작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는 중이다. 

28일에는 미국에 위치한 투자업체 S2C 캐피탈이 참전을 선언했다. 이 기업은 이날 오후 산업은행에 공문을 보내 금호타이어에 6억 달러 규모의 재무적 투자 논의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금호타이어에 저금리로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자금을 빌려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채권단은 그동안 금호타이어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는 회사가 인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재무적 투자자에 대해서는 검토 후 입장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노동조합 내부에서 노조의 일방적 소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다수의 조합원이 무엇을 원하는 지 의중을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노조 주재로 설명회 개최를 요구하는 한편 인수를 원하는 국내 기업이 어디인지와 법정관리 이후 대안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장투쟁노동자회는 "현장 상황을 감안할 때 조합원들과의 소통이 필요한 시기"라며 "노조가 조합원 설명회를 통해 소통하는 과정없이 해외매각을 저지하고 법정관리를 막겠다며 30일 파업 지짐을 내린 것에 대해 향후 상황과 결과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제안을 확인한 국내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 공개하고 현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와 향후 방안을 조합원에게 설명한 뒤 투쟁과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조합원은 사내 게시판에 "정송강 지회장이 밝힌 인수를 희망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 대한 실체와 유력 정치인이 누구인지를 밝혀야 한다"며 "아직까지 함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생존권의 촉각을 다투는 작금의 상황에서 조합원의 의중을 확인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보다 우선시될 것은 그 어떠한 것도 없다"며 "조합원 설명회를 반드시 개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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